2005/brief comment

밀린 숙제 1 – Assassins

spring_river 2005. 7. 28. 18:14

공연을 '애호'가 아닌 '업으로
하게 되면서 바뀐 것 하나는
,
사실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공연도
일이라는 이유로 보게 되는 것
...

예전에는

정확히 내가 보고 싶은 것들만

골라서, 그대신 꼭 보았다.
금전적, 시간적 투자를

요하는 이유가 아마 컸으리라
...
그런데 이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보고 싶은 것 외에도
기본적으로 여러 진행되는 공연들을 보게 된다
.
좋은 것이든 아니든 많이 봐야 음으로 양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물론 사비를 들이지 않아도 되는 좋은 점도 약간 작용되기도 하고
...

글의 제목에 '밀린 숙제'라고 표현했는데

보긴 봐야 하는데 하고 생각을 하면서도 일 때문에 정신없어서 계속 미루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언뜻 봤더니 위의 생각을 했던 두 개의 작품 모두
이번 주가 공연의 마지막주였다.
그래서 부리나케 두 작품 다 이번 주에 해치우기로 했다
.
두 작품 모두 솔직히 마구마구 보고 싶은 공연은 아니었다
.
오히려 왜 실패했는지 반면교사로 삼기 위한 일종의 텍스트 격이다
.

그 첫번째, 어제 본 '어쌔신
'.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지만

브로드웨이에서는 굉장한 신화적 인물인 스티븐 손드하임의 최신작인데
9
명의 미국 대통령 암살자(암살시도자 포함)들의 스토리로
토니상 수상과 함께 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그 동안 앞서 이 공연을 본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사전에 들었었다
.
200
년 전부터 최근까지의 미국 대통령 암살자들 이야기라

사실 그 나름대로의 역사적 배경과 정서가 있을진대
그게 한국관객에게는 너무 생소하고 이질적이라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어제 공연을 직접 보니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
작품 자체는 무척 좋은 작품이었고

스토리의 이질성도 사실 그렇게 크게 걸림돌로 느껴지지 않았다.
제일 큰 문제는 프로덕션의 낮은 완성도였다
.
배우들의 실력도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낮았고 무엇보다도 겉돌고 있었다
.
이는 연출과 배우 모두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화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
뮤지션 연주 실력과 배우들의 노래 소화 능력이 딸리는 것으로 보아

음악감독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올해 들어 他 제작사들에서 시도하고 있는
뮤지컬 열전, 뮤지컬 즐겨찾기 시리즈가 사실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
중소형 극장 하나를 장기대여해서 지속적으로 중소형 뮤지컬을 올림으로써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뮤지컬 시장을 키운다는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多作이 되면서 그만큼 프로덕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충분한 검토 및 사전 제작기간을 거치지 못하고 올리는 데에 급급해서

작품 완성도나 마케팅 모두 제대로 집중되지 못하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언론 평가나 흥행 성적 모두 부진을 보이고 있다
.
극장, 배우, 제작스태프마케팅 인원이 부족한 한국 현실에서는

사실 현재 너무 많은 작품들이 올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초연인 작품인 경우나 작품성이 높은 공연인 경우

이렇게 시장에서 한 번 망가지면 더이상 추후 재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는데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

아무튼 많이 화가 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어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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