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영화는 아니다 ①
이 영화는 재난영화가 아니다.
지극히 '한국형' 디스토피아를 다룬 사회 드라마 영화다.
# 이 영화에는
한국사회의 욕망과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고
더불어, 극한에 처한 다양한 인간 군상 속에
사회와 인간성의 본질까지 생각하게 하는 장치들이 가득하다.
인근 고급 아파트들로부터 평소 배척을 받아왔던
황궁아파트의 살아남은 자들이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면서
그들만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은
처음엔 언뜻 민주적이고 평등해 보였으나
우리 외의 다른 사람을 철저히 배제하는 배타성을 지니게 되면서
선택받은 주민들이라는 일종의 선민의식이 집단적 광기로 변하고
이타와 이기의 딜레마가 끝없이 펼쳐진다.
# 배우 이병헌을 일컬어
작품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을 갈아 끼우는 듯하다고 그를 평하곤 한다.
이병헌이 정말 연기 잘 하는 배우임이 여지없이 발휘된 영화였다.
서서히 변해가는 그의 연기는 정말 탁월한!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들었던 생각인데,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도 두 종류로 나뉘는 듯하다.
캐릭터보다 그 배우가 먼저 보이는 사람이 있고
배우보다 그 캐릭터로 먼저 보이게 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게 더 우세한가를 따지는 건 그닥 의미없고
암튼 그 생각을 하게 한 해당 배우는 전자이고
이병헌은 후자에 가까운 배우다.
# 높은 천장이 넓은 바닥으로 변한 그 전복된 공간은
남은 이들을 품어주는 공간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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