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록밴드 Bon Jovi의 멤버 David Bryan이 음악을,
'I Love You' 작품으로 인해 잊을 수 없는 이름^^ Joe Dipietro가 대본/작사를 맡은,
2009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작품이다.
흑인음악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으며 또 엘비스 프레슬리를 처음으로 소개했다는
멤피스의 유명 DJ 듀이 필립스를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 자유로운 영혼에 순수하면서도 저돌적이고 자신만만한
그리고 사랑스러운 괴짜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는 박강현 배우의 연기에 한번 놀랐고,
(일부러 정선아 출연 회차를 골랐으나 하필 COVID로 당일 캐스팅 교체되어 보게 된)
유리아 배우의 놀라운 고음 소화력과 시원시원한 가창력이 인상적이었고
최정원 배우의 능수능란한 연기는 여러번 웃게 만들었고.
그런데 이 작품은 실제로 만나보니 완전히, DIVA의 공연이네!
# 록앤롤, 리듬앤블루스,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의 완성도 높은 음악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그 어울림이 뛰어났고
앙상블의 역할과 춤의 비중도 높은 작품이라 또한 좋았다.
스토리 자체는 단순하고 특히 2막의 경우는 좀 빈약한 편이었다.
그런데 결말은 다소 애매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자신을 힘들게 했던 그곳에 스타로 우뚝 선 펠리샤와
다시 자신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하는 휴이의 모습이
어찌 보면 최선의 엔딩이지 않을까.
# 공연은 신나긴 했는데
Soul이 강조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 Soul이 안 느껴지는 아쉬움이 들었다.
공연장을 나오면서 이 공연의 울림이 약한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보았다.
일부러 블랙페이스를 하지 않아도 작품 이해에 문제가 없도록 했고
인종적 차이보다는 캐릭터별 차이에 집중했다는 연출의 변을 어느 기사에서 본 적이 있다.
물론 이 작품은 인종차별이 위세를 떨치던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인종갈등 속의 사랑이야기가 내용이지만 사회적 문제를 깊이 파고 들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작품 후반의 주요 포인트인
성공의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여자와
영혼의 고향을 떠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갈등에서
특히 여자 펠리샤의 입장이 온전히 설득되지 않는 이유가
(블랙페이스 연출의 여부가 관건이 아니라... 물론 안 한 건 잘 한 선택이고.)
다른 인종이 연기하는 데에서 오는 한계로부터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무자비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쥐게 되었는데
그 놓칠 수 없는 기회의 크고 작은 의미를
그 당시의 흑인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인종의 연기와 대사의 힘으로 그 직관을 대신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한국 관객들은 이 공연을 보면서
휴이 곁에서의 작은 성공을 떨치고 떠나는 데에 대한 아쉬움이 드는 까닭일 것이다.
('영혼의 고향'을 택하는 백인 남자 휴이의 입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흑인들이 특히 강점을 지닌 장르의 음악을 우리 배우들이 부르니
그 바이브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 플랫해졌고,
흑인 앙상블 군무 또한 이 극을 살려주는 중요 요소 중의 하나인데
흑인 댄서들의 몸 자체에 내재된 듯한 그 그루브를 대체하기 어려워서인지
이번 프로덕션의 새로운 안무는
흑인 음악의 춤이라기보다는 뮤지컬 댄스의 느낌이 더 강했다.
라이선스 프로덕션의 어쩔 수 없는 한계로 인해 구현되지 못한
이 작품이 지닌 본연의 매력의 20%는
보다 젊고 밝은 에너지로 잘 대체되어 한국화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신나긴 했다, 하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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