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시 좋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어서 거의 끝나가는 막바지에 챙겨 봤는데
가길 잘했다는 생각~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작품이 총 52점 왔다고 해서 금방 보겠거니 싶어 오후 늦은 시간에 예약을 했는데
문 닫기 직전까지 2시간반 동안 봤다.
1부 르네상스, 사람 곁으로 온 신
2부 분열된 교회, 서로 다른 길
3부 새로운 시대, 나에 대한 관심
4부 인상주의, 빛나는 순간
이렇게 총 네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15~16세기 르네상스 미술에서부터
17세기 종교개혁 시대의 바로크 미술,
18세기 그랜드투어 유행 시대의 풍경화와 초상화,
19세기 인상주의 회화까지
각각의 미술사 해설과 함께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었고
중간중간 적절한 시청각 자료도 그림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들 몇몇을 이곳에 남기자면...
백작 부인의 강렬한 다홍색 새틴드레스가 너무 생생하고
마치 살아 숨쉬는 듯했던 초상화.
고통과 쾌락을 모두 오묘하게 드러낸 표정과
정물의 표현까지 잘 어우러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역동적 구성의 작품.
순수함과 강렬함이 둘 다 느껴지는...
고가의 울트라마린을 사용했다는 파란색물감을 비롯한 선명한 색채와
뛰어난 입체감이 돋보이는 작품.
고야의 대표적 초상화 중의 하나라고...
현대에 와서 X선 촬영을 해 보니 한 남자의 초상화 위에 덧그려진 작품이어서 또 화제가 되었는데,
당시에 흔하기도 했던 캔버스 재사용으로 본다는...
근데 우린 작품을 보며 그런 얘기를 했다,
그 남자는 이 부인이 맘에 품고 있던, 못 이룰 사랑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이렇게라도 하나되고자 하는 맘이 혹시 아니었을까 하고...^^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 레드보이!
한 백작의 아들이 6~7세 때의 모습인데,
실제로 13세에 결핵으로 요절한 안타까운 사연까지 품고 있는 소년이다.
어두운 밤, 주변의 자연 속 풍경과 대조되는
희고 아름다운 얼굴에 빨강 벨벳 옷이 매우 강렬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영국 우표에 실린 최초의 그림이 될 정도로
매우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영화의 스틸 컷을 보듯 생동감 넘치고 구도 또한 재미난, 마네의 작품.
모네가 가장 좋아했던 꽃이라는 붓꽃.
그가 작고한 후 그의 작업실에서 발견한 유작 중의 하나로,
백내장으로 시력이 온전치 못한 시기에 그렸던 그림이어서인지
우측 하단 끝부분에 흰바탕이 드러난 채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푹 빠져 들여다보고 있게 만드는 그의 힘은 여전한...
고흐가 죽기 전 정신병원에서 그린 그림이라 치기엔
너무나 생동감이 넘친다.
여러 컬러가 잔디에 사용되어 다이내믹한 리듬감마저 느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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