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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빈 필과 베를린 필의 수석 및 단원들이 모인 소위 드림팀이다.
사전 인터뷰에서
베를린 필의 밝고 강한 소리와 빈 필의 감미롭고 아름다운 소리의 혼합이 될 거라고 했는데,
그 두 단체의 그러한 차이점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
서로 다른 컬러를 지닌, 최고 수준의 기량을 자랑하는 두 단체의 소리가 합해지는 매력이
과연 어떤 연주로 구현될지 정말 잘 하나로 어우러질지 여러 모로 궁금했다.
# 17명의 연주자들이 무대에 등장하여 자리에 앉아
정적을 가르고 연주의 첫 음을 내는 순간, 깜짝 놀랐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은 첫 소절만 들어봐도 판명이 나듯,
이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소리는 정말 확연히 달랐다.
녹음실에서 이퀄라이저와 밸런스까지 완벽히 조율된 음반을 튼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고,
계속 듣다 보니 음반에 빗댄 건
오히려 이 라이브 연주에 못 미치는 비유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 4곡 중 3곡이 모차르트의 곡인데
불과 8세의 나이로 작곡했다는 교향곡 1번과
19세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5번,
31세에 만든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르무지크의 순이어서인지
마치 모차르트의 봄, 여름, 가을을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은
1악장의 바이올린 독주 카덴차도 아름다웠고
3악장은 그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네 개 악장의 주제 선율 각각 모두 유명한,
그만큼 대중적으로 익숙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우리가 연주하면 이렇게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듯
고급진(^^) 연주로 놀라게 해 주었고
생활 속에서 많이 들어왔던 백그라운드 뮤직이 아닌
살아있는 음악으로 제대로 듣게 된 특별한 경험이었다.
하이든 교향곡 49번은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는데
매우 드라마틱한 단조 교향곡이었고
특히 4악장의 선율은 하이든스러움이 잘 드러났다.
# 연주를 한참 듣다가
'아, 맞다, 지금 지휘자가 없는 거지!' 하고 뒤늦게 감지를 했다.
2008년 창단 이래 15년간 쌓아온 호흡이라고 하더니
정말 지휘자 없이도 매우 정제되고 조화로운 연주를 선보였다.
이를 가능케 한 악장 라이너 호넥의 리더십 또한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우리에게 선사한 음악은
유려하고 우아하고 굉장히 입체적이었으며
실내악의 섬세함과 관현악의 웅장함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연주를 듣는 순간순간, 17대 악기의 연주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풀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파워까지 그들은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 감동적이었던 이들의 연주를 이렇게 맛보고나니
빈 필이나 베를린 필의 전체 오케스트라 공연의 라이브 연주는 대체 얼마나 좋을지
이제 가늠이 되면서... 정말 한번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드는...
아래는 공연 전, LG아트센터 앞 광장에서 발견한
시소타는 엄마곰과 아기곰의 귀여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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