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그러니까 그루가 유치원 다닐 적에
셋이서 통영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이래 16년만에
(그루아빠는 일 때문에 중간에 몇 번 더 방문~)
통영을 다시 찾았다.
16년 전의 꼬마는 군대가고 이번엔 둘이서...
여행을 가서, 너무 좋다 꼭 다시 와야지 말하곤 하지만
정작 다시 찾게 되는 경우는 한손에 꼽을 정도다.
(아무래도 한번도 안 가 봤던 곳에 더 맘이 끌리니...)
통영은 꼭 다시 가 봐야 하는데 하고 계속 맘에 남아 있던 곳이었다.
너무 오래 전에 갔던지라 많이 바뀌었다는 모습들도 보고 싶고
여전한 그곳의 모습도 보고 싶고 그랬다.
그래서, 석가탄신일 연휴의 짧은 여행지로 통영을 선택!
그런데, 연휴 내내 흐리다가 비가 온댄다. 이런ㅠㅠ
새벽에 출발했지만 4시간반 거리를 거의 8시간 걸려 도착...
배고프다, 일단 밥부터 먹자~
제일 먼저 향한 곳은, 미륵산으로 향하는 케이블카.
더 걸어 올라가 미륵산 정상에 도착~
360도 서라운딩 통영 전망은 정말 최고!
동피랑과 서피랑을 다 돌아보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여 서피랑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일단 동피랑만 가 보기로.
16년 전엔 없었던, 새롭게 개발 조성되어 통영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오른 동피랑 벽화마을.
여유가 있었으면 더 천천히 구석구석 돌아보고 커피 한잔 마시고 그랬으련만
일몰시각이 가까워져서 남쪽 끄트머리의 달아공원으로 빠르게 이동.
그런데...
잔뜩 흐린 날씨에 구름이 많이 끼어 해가 전혀 안 보인다ㅜㅜ
예전에 왔을 때에도 날씨가 좋지 않아 낙조를 제대로 못 봤는데,
달아전망대의 석양 장관은 이번에도 운이 안 닿는다...
그냥, 고요한 다도해의 절경을 한참 바라보다 돌아왔다.
다시 시내 쪽 호텔 근처로 돌아와 해물뚝배기로 저녁~
그 어느 곳보다 정말 신선한 해물을 즐길 수 있는 도시임을 느끼며.
둘쨋날 이른 시간, 복국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여행계획을 짜면서,
언젠가는 한번 가고 싶었던 '소매물도'를
이번 기회에 가 보기로 맘 먹었었다.
미리 예약한 배를 타고 1시간반 남짓 걸려 소매물도에 도착.
등대섬을 건너갈 수 있는 열목개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추느라
좀더 빠른 산길 쪽으로 올라갔다가 나중에 해변길로 돌아오기로 코스 선택.
한참을 걸어 올라가서 드디어 만난 등대섬 풍경!
사진으로는 그 기운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정말 눈으로 직접 봐야 하는 절경이었다.
감탄사가 연이어 쏟아지는...
그런데... 걷기 중반부터 빗줄기가 점점 세지고 바람이 마구 불기 시작하더니
열목개에 도착했는데 바닷길이 예정보다 40분이나 먼저 닫혀 버렸다.
그래서 너무나 아쉽게도 등대섬으로 건너가지 못하게 된ㅠㅠ
물때 시간이 오후가 아닌 오전 잠깐이라 여러 모로 아쉬운 시기이기도 했다.
건너편 전망대에서 다시 하염없이 등대섬을 바라보기만......
나중에 꼭 다시 와서 그땐 등대섬에도 올라가보자고 다음을 기약하며
해변길 코스로 돌아서 걸어 선착장으로.
점심시간은 많이 지났고 저녁시간까지는 얼마 남아 있지 않아
간단히 충무김밥으로 중간 허기를 달래고...
비가 오긴 하지만... 어제 못 갔던 서피랑 길을 올랐다.
개인적으로, 나는 동피랑보다 서피랑이 더 맘에 들었다.
고즈넉하면서 운치가 있고, 관광지 같은 느낌도 덜하고.
무엇보다도 서포루에서 바라보는 강구안과 통영운하 풍경이 정말 멋진...
비바람이 너무 거세게 몰아치는 탓에 오래 머물지는 못한...
다음에 날씨 좋을 때에 다시 오자, 이곳도...
둘쨋날 호텔의 체크인을 한 뒤,
대건성당에서 저녁미사를 보고.
근처에 있는 해저터널을 걷고.
드디어 통영다찌를 신나게 즐기다^^
아래 사진이 처음으로 차려진 한상이었고
그 이후에도 거의 저 가짓수만큼의 음식이 추가되었다~
호텔까지 걸어서 30분 거리를 소화도 시킬 겸 걸었다.
(그날 밤, 건강 앱을 보니 23,000보를 걸은 날!)
걷다 보니 음악소리가 들려서 가 봤더니 호텔 근처의 (유람선터미널) 광장에서 음악분수가~
그걸 본 순간, 16년 전 우리가 묵었던 숙소도 바로 이 근방이었다는 걸 알아차린...
16년 전 여행 때에 음악분수 앞에서 공룡이 물 뿜는다며 그루가 찍었던 포즈가 생각나, 나도 똑같이 해 보다^^
셋째날이자 마지막날 아침,
호텔 발코니에서 바라본 예쁜 통영 바다...
다행히 오전 중에 비가 별로 오지 않는 듯하여
덮개 있는 2인용 자전거를 빌려 삼칭이 해안길을 돌아보았다.
수륙해수욕장에서 출발~
삼칭이해안길의 명소라는 복바위 부근에 도착~
갈치조림정식을 아점으로 먹고.
서울 출발 전에 통영꿀빵 사러 중앙시장 쪽에 갔다가
강구안에서 다시 만난, 통영의 캐릭터 '동백이'.
통영 인근섬에 살다가 새우깡 주는 배를 따라 육지까지 와서 길을 잃어버렸다는 프로필을 지닌,
동백꽃을 머리에 꽂은 귀여운 갈매기^^
달아공원에서였던가, 그루 아빠가 그랬다,
지금 통영에 있는데도, 통영에 또 오고 싶다고...
통영은 정말 그런 도시같다.
동백아, 안녕! 또 올게,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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