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brief comment

녹천에는 똥이 많다

spring_river 2019. 5. 29. 14:28

 

 



★★★☆


 

 

# 이창동 감독의 초창기 소설 원작이라는 점이

   내겐 이 공연의 가장 큰 이끌림이었다.

   그리고 그 이끌림은 실제로 강렬하게 보상받았다.

   영화를 만들기 이전의 그였지만

   역시 이창동이다 라고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오래 전의 그는 이런 글을 썼구나 알게 되어 또 좋았다.

   1992년작이니 거의 30년 가까이 되어가는 원작이건만

   놀랍게도 여전히 현재성을 띤 작품이었다.

 

# 아마 소설 원작 자체가 그러한 듯한데

   내면묘사 독백과 회상이 많아

   연극 극본화하기에 쉽지 않은 한계가 있고 

   또 원작을 최대한 살리는 의도로 각색, 연출하다보니

   마치 코러스처럼 '소리들'이라는 이름으로 
   멀티배역 배우들의 또다른 활용이 쓰여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나레이션적인 설명이 잦은 단점은 분명했다.
   물론 한편으로는 소설 속 문장을 귀로 전해듣는 매력과
   그것이 자아내는 극중 분위기가 독특했던 것도 사실이긴 하다.

   그리고, 음향효과는 좀더 절제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힘겹고 무력한 캐릭터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기한
   주인공 '준식'역의 조형래 배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 처음엔 '녹천'이 가상의 지명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공연 후 지하철노선도에서 상계동 부근을 살펴보니

   정말 1호선 상행 끝자락에 녹천역이 있었다.

   

   鹿川은 정말 있었다.

   그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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