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얘기하는 화두 중에
언제부터인가 '늙음'에 대한 비중이 꽤 높아졌다.
40대 초반에 느끼는 것과 40대 중반에 느끼는 것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일 거다.
옛날과 달리 실제 연령 대비 아무리 젊게 살고 또 그렇게 인식된다고 해도
전반부와 후반부가 갈라지는 그 미묘한 선이
아마도 '40대 중반'인 듯하다.
'동물원 이야기',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등을 보지 못해
에드워드 올비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작품은
바로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맘에 들었던 리뷰 기사, 아래에 링크)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1003_0010327892&cID=10701&pID=10700
특히, 1막에서의 세 여자가
2막에서 한 여자의 각 세대별 분신으로 변화하는 작품 구조는 정말 탁월하다 싶었다.
그리고 이 공연은
박정자 배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극이었다.
물론 손숙 배우도 쉽지 않은 중간적 캐릭터를 잘 소화했지만
박정자 배우의 퍼포먼스는 진짜 놀라웠다.
그에 비해 젊은여자 C를 연기한 국립극단 배우의 경우,
두 대선배들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대사톤과 연기가 좀 튀어서 아쉬웠다.
산꼭대기 정상에 서서
올라왔던 길과 이제 내려가야 할 길을 함께 바라보게 될
(이 극에서는 그 때라고 얘기한) 50세 즈음이 되면
과연 무엇이 보일까...
우리가 정말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거라면
그렇다면 '어떻게' 가는 게 그래도 잘 가는 걸까...
죽음 앞에 떳떳하게? 죽음 앞에 후회스럽지 않게?
*나 역시
20대의 나, 50대의 나, 그리고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죽기 직전의 나
이 세 사람의 대화 장면을 보고 싶다.
서로 무슨 얘기를 나눌지 무지 궁금해진다^^
생각의 간극이 그래도 그리 많이 멀지는 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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