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무지막지하게 문제 많은 아이와 엄마의 이야기 정도로만 알았다.
이 영화... 이렇게 쎈 영화인 줄 몰랐다......
케빈의 많지 않은 대사들 중 기억나는 몇 가지...
"익숙한 거랑 좋아하는 거랑은 달라. 엄만 그냥 나에게 익숙한 거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매우 어려운 'Need to Talk'의 숙제를 남긴다.
이 세상에 점점 늘어가고 있는 적지 않은 케빈들에 대해 생각하고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현상의 부풀리기와 잘못된 아전인수식/겉핥기식 원인 진단 그리고 그 반복의 악순환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그리고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적지 않은 여성들
또한 여전히 엄마의 역할을 힘들어하는 많은 엄마들을 떠올리며
엄마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처음부터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부터 끔찍한 일이 초래되었다고 단순히 말할 수는 없다.
여성=엄마=모성의 등식은 없다.
모든 여성이 엄마가 되고 싶어하지는 않으며 모든 여성이 모성이라는 본능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 셋을 동일시하고자 하는 사회적 강압 때문에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하는 여성과 아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여성은
정도를 벗어난 매우 비정상적인 케이스 또는 바람직하지 않은 존재로 인식되고 크고작은 비난을 받는다.
이 영화의 몰입도와 충격도는 꽤 높다.
엄마의 시선으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왜?'를 찾지만 그 해답은 쉽지 않다.
그리고 몇 년 전 '엘 시크레토'를 보면서 지금껏 내가 본 최고의 형벌이라 여겼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에 못지 않으면서도 전혀 다른 뉘앙스의 쇼크를 불러일으킨다.
엄마 역과 아들 역(아역/청소년역 모두)을 맡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연출, 편집 등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준 영화.
엄마의 눈빛과 케빈의 눈빛이 오랫동안 잔상에 남는... 한없이 무겁게 그리고 베일 듯 서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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