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주저리 주저리~
블로그인 시스템 장애로 지난 포스트들의 사진이 사라져버렸다...
곧 복구되니 기다려달라는 공지 이후 열흘이 넘었건만 아직도 미복구 상태...
심히 우울... 설마 돌아오겠지...
내가 이곳을 애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포털 블로그들과는 달리
공공연히 검색되지 않는 나름의 폐쇄성인데...
그렇다고 5년 넘게 있어온 이곳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가자니
딱히 맘에 드는 새로운 곳도 없고...빨리 복구되길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에잇~
지난 연말 미뤄두었던 숙제차, 이번 1월은 공연을 매주 하나씩 보고 있다.
이달에 총 4편인데, 우연히 2편씩 같은 테마로 묶여지는 바
첫번째 그 테마는 '무비컬'이다.
창작 뮤지컬의 중요도를 모두다 부르짖지만
실상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낼 수 있는 국내 크리에이터 기반이 빈약한지라
최근 몇년전부터 적지 않은 무비컬들이 하나씩 무대에 오르고 있다.
비교적 검증된 대중성을 바탕으로 한 인기 콘텐츠의 활용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각광받고 있다.
안정적인 콘텐츠와 인지도라는 측면에서는 커다란 장점이지만
기존 영화의 스토리와 캐릭터, 배우가 이미 관객들에게 스테레오타입되어 있다는 건
꽤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과연 그 장르화가 잘 이루어졌느냐이다.
영화와 뮤지컬의 장르적 특성이 엄연히 다를진대
뮤지컬 장르와 뮤지컬 시장의 장점 그리고 한계를 충분히 녹이고 살려야
비로소 제대로 된 무비컬로서의 생명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첫번째로 본 뮤지컬은 '싱글즈'_
재작년 초연 이후 1년여의 공연 동안 많은 수정작업을 거쳐 온 것으로,
그리고 창작 뮤지컬 중 꽤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들어 왔다.
공연을 직접 보니, 몇몇 아쉬운 점들도 있지만
계속해서 잘 다듬어가면 롱런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귀와 입에 딱 달라붙는 넘버는 별로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음악이 잘 만들어져 있었고
씬 사이사이에 끊기는 운영 및 연출이 아쉬웠지만 무대 디자인도 좋았다.
30대를 눈앞에 둔 29살이 지니는 진정성은 묻혀버렸지만
유쾌함과 진지함을 동시에 잘 갖춘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음을 고려하면
로맨틱 코미디다움을 그래도 잘 살렸다는 점에서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다.
'컴퍼니' 이후 나난(장진영) 역으로 다시 만난 유나영은 사랑스러웠고
처음 보는, 수헌(김주혁) 역의 홍희원과 정미(엄정화) 역의 박혜나도 인상적이었다.
정준(이범수) 역의 이성진은,
깊은 수준의 감정 변화를 표현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역시 힘이 부쳤으나
예상 외로 첫 뮤지컬 무대의 연기가 꽤 자연스러웠다.
1인다역을 소화하는 앙상블들도 오랜 호흡 때문인지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극본 및 음악의 안정성, 그리고
뮤지컬 시장의 핵심타깃층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의 적확성을 갖추었기에
모난 곳들을 잘 다듬어가면 앞으로 괜찮은 보석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두번째, '미녀는 괴로워'_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지적을 쏟아부었기에 나까지 또 반복할 필요는 없겠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니 정말 아쉬움이 너무 많은 작품이었다.
미녀는 괴로워는 뮤지컬화하기에 여러 모로 좋은 콘텐츠다.
단지 몇몇 유명한 노래가 있어서가 아니라
(괜찮은 노래나 음악이 좀 있다고 해서 그 영화들이 모두 뮤지컬에 적합한 건 아니다.
바로 그 부분이 무비컬화를 성급히 결정짓는 위험한 오산이다)
스토리, 캐릭터, 극 전개성 등이 뮤지컬화하기에 참 매력적인 요소를 갖췄다.
이러한 1차 콘텐츠 자체의 엄청난 자산에도 불구하고
뮤지컬로 옷을 갈아입은 미녀는 괴로워는 아쉽게도 허술함이 많이 노출되었다.
영화에서 차용한 '마리아' 등의 세 곡을 제외하고는 새롭게 만들어진 뮤지컬 넘버들이
해외의 꽤 유명한 작곡가의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이 별로였다.
무대 디자인 역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름있는 작품들을 디자인한 그 해외 무대 디자이너의 Credit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국내 디자이너와의 협업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있었던지
아니면 이 작품을 제대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던지 그렇지 않고서야...
그리고 연출력의 부재가 어김없이 드러났다.
리허설 과정에서 연출 교체라는 심각한 상황이 있었으니 결과물 역시 그럴 수 밖에...
이 공연은 '바다'의 공이 무척 컸다.
김아중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이 공연에서 '바다'는 딱 맞는 자기 옷을 입은 듯 했고 자연스러워진 연기도 돋보였다.
성형외과의 역의 '김성기'씨...
그의 큰 재능이 연이어 코믹 쪽으로만 굳혀지는 듯해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 공연에서 그가 나오지 않았다면 정말 그 러닝타임을 참기 힘들었을 것 같다.
미녀는 괴로워_
힘겹겠지만 다시 수술대에 올라 진짜 멋진 미녀로 다시 태어나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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