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해 LG아트센터 기획공연 예매한 7개 작품 중 첫번째 공연.
3시간짜리 대곡이라 예습을 좀 하고 갔어야 했는데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럴 여유가 없어서 그냥 갔더니
역시나 좀더 알고 들었으면 감동이 더욱 컸을 텐데 하는 개인적 아쉬움...
# 성주간과 부활절이 일주일 지난 뒤에 듣는 '마태 수난곡'.
우리 둘 다 올해는 주님수난성지주일 미사의 해설과 독서를 했던지라
수난복음이 한층 생생한...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현대 악기가 아닌 당대에 사용하던 악기로 원전 연주를 하는 단체로,
확실히 악기 소리들이 부드럽고 말 그대로 고색창연했으며
바로크 음악을 상징한다는 하프시코드, 비올라 다 감바를 비롯해
현대 악기와 다른 악기들을 보고 듣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했다.
'프란체스코 코르티'는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며 지휘를 했고,
예수 역을 노래한 바리톤 '야닉 데부스'는
노래도 좋았지만 외향적으로도 잘 어울려서 놀라웠다^^
이날 복음사가 역의 가수가 건강상 출연하지 못해
테너 역의 '재커리 와일더'가 복음사가까지 함께 맡았는데
원래 복음사가 역인 것처럼 너무 잘해냈다.
(물론, 테너를 두 가지 목소리로 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기 하지만...)
소프라노 역의 '카테리나 카스퍼'는 So So...
알토 역을 맡은 카운트테너 '필립 자루스키'는
유명세에 기대를 많이 한 탓도 있겠지만
나이가 좀 들어서인지 맑고 청아한 소리는 아니어서
살짝 갸우뚱했으나 그래도 노련했다.
베이스 역의 '안드레아스 볼프'가 오히려 인상적이었다.
# 오라토리오 장르를 이렇게 직접 관람하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바흐의 '마태 수난곡'은 정말 훌륭했다.
가사가 특히 마음에 꽂혔던 두 곡.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이어지는
아카펠라로 공연되었던 62번 합창곡의 가사_
나 언젠가 세상을 떠나야 할 때
주여 내게서 떠나지 말아 주소서.
내가 죽음의 고통을 겪어야 할 때
주여 내 곁에서 지켜주소서.
내 마음이 온갖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
주여 두려움과 고통을 이긴 당신의 힘으로
저를 두려움에서 건져 주소서.
그리고 엔딩곡 68번 합창곡의 가사_
우리들은 눈물에 젖어 무릎꿇고
무덤 속에 계신 당신을 부릅니다.
편히 쉬소서, 편히 쉬소서.
지칠 대로 지치신 몸
당신의 무덤과 묘석은
번민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편안한 잠자리가 되고
영혼의 휴식처가 됩니다.
이리하여 이 눈은 더없이 만족하여
우리도 눈을 감나이다.
지난 성주간, 교회와 함께 喪中이었던 내게
적지 않은 위로가 되었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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