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소개 TV 프로그램에서 접하고는 흥미가 줄어들었었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오히려 괜찮았다.
# '인연'은
Providence or Fate로 쉽게 치환되지는 않는 단어다.
궁금해하고 기대하고
의문을 갖고 체념하고
확신하고 키워가고...
한 단어에 이토록
쌍방향 아니 네방향의 여러 감정들을 모조리 담고 있는
독특한 이 한국적 정서를
글로벌 스크린에 내건 감독의 재기가 치하할 만했다.
# "당신이 내가 이해 못 하는 말로 꿈꾸는 게,
당신 마음 속에 내가 가지 못하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이 두려워."
라고 말하던 여주인공의 남편이 안쓰럽기도...
"이것도 전생이라면
우리의 다음 생에서는
벌써 서로에게 다른 인연인 게 아닐까.
……
그때 보자."
이 영화는 남자의 이 마지막 인사와
남자를 보낸 여자가 기다리던 남편에 기대어
울음을 토해내는 마지막 장면이
제대로 방점을 찍었다.
#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만나서
추억이 부화하고
묵혔던 감정이 되살아나고
심장이 아릴 순 있지만
인연이 아니고 기억일 뿐이다.
팔천 겁의 인연이 쌓여야 하는데
그에 못 미쳤든 아니든...
정말 인연이라면
어떻게든 만나고
어떻게든 이어진다.
'If'를 떠올릴 때마다의 결론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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