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brief comment

Past Lives

spring_river 2024. 3. 18. 11:34

 





★★★☆



# 영화 소개 TV 프로그램에서 접하고는 흥미가 줄어들었었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오히려 괜찮았다.

# '인연'은
   Providence or Fate로 쉽게 치환되지는 않는 단어다.
   궁금해하고 기대하고
   의문을 갖고 체념하고
   확신하고 키워가고...
   한 단어에 이토록
   쌍방향 아니 네방향의 여러 감정들을 모조리 담고 있는
   독특한 이 한국적 정서를
   글로벌 스크린에 내건 감독의 재기가 치하할 만했다.

# "당신이 내가 이해 못 하는 말로 꿈꾸는 게,
   당신 마음 속에 내가 가지 못하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이 두려워."
   라고 말하던 여주인공의 남편이 안쓰럽기도...

   "이것도 전생이라면
   우리의 다음 생에서는
   벌써 서로에게 다른 인연인 게 아닐까.
   ……
   그때 보자."
   이 영화는 남자의 이 마지막 인사와
   남자를 보낸 여자가 기다리던 남편에 기대어
   울음을 토해내는 마지막 장면이
   제대로 방점을 찍었다.   

#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만나서
   추억이 부화하고
   묵혔던 감정이 되살아나고
   심장이 아릴 순 있지만   
   인연이 아니고 기억일 뿐이다.
   팔천 겁의 인연이 쌓여야 하는데
   그에 못 미쳤든 아니든...
   정말 인연이라면
   어떻게든 만나고
   어떻게든 이어진다.
   'If'를 떠올릴 때마다의 결론은 그러하다...





'2024 > brief com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vil does not exist  (0) 2024.04.08
Freiburg Baroque Orchestra 'St. Matthew Passion'  (0) 2024.04.08
Poor Things  (0) 2024.03.11
破墓  (0) 2024.03.04
The Last Five Years  (0) 2024.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