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뉴욕 출장갔을 때 (그전에 안 가 봤던) 휘트니미술관을 갈까 하고 봤더니
메인 전시로 Edward Hopper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 봄에 해당 전시가 한국에 그대로 온다고 하길래
그럼 이건 한국에서 봐야겠다 하고 패스했는데 바로 그 전시가 이제 시립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마음을 움직였던 작품은 바로 '푸른 저녁'.
대형 캔버스의 파란 빛
그리고 가운데 위치한 하얀 광대와 오만하게 서 있는 짙은 화장의 여성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고,
얼마나 강렬하고 생생한지 정말 한동안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호퍼 특유의 스타일이 만들어지기 전의 초기 작품이긴 한데
대형 포스터가 있다면 무조건 사서 걸어놓고 싶을 만큼 무척 매력적이었다.
그 다음으로 좋았던 건 아래의 작품들...
'햇빛 속의 여인'은 그림과 유사한 공간을 구성한 스튜디오를 별도로 마련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리고 1F 전시실에 있었던 이 그림만이 유일하게 사진촬영이 허락된 작품.
Hopper의 작품은 매우 묘한 매력을 지녔다.
일단, 작품 속의 공간으로 불어들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각도와 거리를 바꿔가며 작품을 한참 보고 있노라면 정말 내가 그 공간 속에 있는 듯하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모호한 내러티브를 품고 있다.
마치 어느 연극이나 영화 속의 한 장면을 그대로 포착한 듯 생생하면서도
그림 속 인물과 상황에 대한 궁금증이 마구 일면서 상상 속의 스토리가 절로 뿜어져 나온다.
미술관에서 Edward Hopper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해 주고 있어 잠깐 보았는데
그 영상을 보다 보니
미국적인 일상이 엿보이는 그의 대표적인 스타일의 그림들이 이번 전시에 꽤 많이 빠져 있어 아쉬웠다.
(휘트니미술관이 아닌 다른 미술관의 소장품들이어서인 듯...)
오래 전에 그루 아빠가 산 Hopper 화집이 집에 있길래 그날 저녁에 같이 들춰보긴 했는데
실제 그림을 직접 보는 것과는 그 느낌이 하늘과 땅 차이라...
이번에 못 봤지만 보고 싶은 작품은 아래의 그림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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