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brief comment

Faust

spring_river 2023. 4. 10. 22:31

 




★★★



# 5년만의 연극 복귀작이라는 박해수를
   나는 9년 전, 연극 '프랑켄슈타인'에서 만났고
   그의 빼어난 연기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 이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그의 연기를 보는 것도 좋았지만
   그의 연극 무대를 기다렸던 터였기에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오랜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른 박해수 배우는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휘저으며 자신의 진가를 한껏 드러냈다.
   나중에 인터뷰 기사를 보니
   먹잇감 주위를 배회하는 맹수와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동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던데,
   선악이 모호해지는 세상의 박해수표 메피스토를 매력적으로 창조하면서
   무대 위를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저 분은 정말 연기만 했어야 했는데 생각이 들 만큼
   유인촌의 늙은 파우스트도 내공이 깊었고,
   그레첸 역을 맡은 원진아 배우는
   처음엔 다소 밋밋해서 역시 우려했던 바대로인가 싶었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좋은 연기로 충분히 만회해 주었다.
   2막에 등장한 젊은 파우스트 역의 박은석은 좀 아쉬웠다. 
   1막에서 유인촌과 박해수의 그 팽팽한 기운이
   2막에서는 박은석이 약하다보니 그 구도가 깨졌다.

# 양정웅 연출의 연극을 어쩌다보니 이제서야 처음 보게 되었는데
   주로 고전을 현대화해 온 그의 연출 스타일을 이렇게 직접 보니
   무대 연출에 있어 뛰어난 장점도 분명하긴 한데 세련됨이 좀 부족하달까...
   약간의 과함을 조금만 더 덜어내면 훨씬 좋지 않을까 싶은.

# 1월에 예매할 때는 몰랐는데 의도치 않게 
   딱 부활절에 'Faust'를 보게 된^^

   마지막 감옥 씬에서 그레첸을 향해 메피스토가
   "그녀는 심판받았소"라고 외치자
   "구원받았다"하는 신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무대 전체가 확 밝아지는 순간,
   약간 전율이 일기도 한... 

# 박해수의 메피스토가 이끄는
   'Faust' 2부를 보고 싶다.

#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기 마련이다.'




 

 

 

 

 






'2023 > brief com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hibition_ Edward Hopper  (0) 2023.05.12
The Fabelmans  (0) 2023.04.11
Suzume | with son  (0) 2023.03.27
Six  (0) 2023.03.22
A Hero  (0) 2023.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