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의 사이
# 이 작품은 토니상 10개 부문을 수상했다.
그러나 COVID로 1년 넘게 브로드웨이가 폐쇄되는 바람에
2020년 한 해는 건너뛰고 개최된 2021년의 토니상 시상식은
노미네이트 자체가 예년에 비해 빈약했고
사실 이 공연은 최대의 수혜주에 해당됐다.
작품상만 해도 같이 노미네이트된 경쟁작이 2작품뿐이었고 그마저 약했다.
심지어 그 해에는 작곡에 해당하는 음악상을
뮤지컬이 아닌 연극이 수상하는 이변도 있었다.
이 공연은 대신, 편곡에 해당하는 오케스트레이션상을 수상했다.
# 사실 이 브로드웨이 공연의 OST를 예전부터 좋아해서 즐겨 들어왔다.
70여곡의 히트 팝이 매우 훌륭하게 매시업되어 있어
익숙한 음악인지라 일할 때 배경음악으로 자주 틀어놓는 편이다.
저절로 몸이 들썩일 정도로 신나는 곡들이 많아
회사에서 기분을 좀 Up시키고 싶을 때 종종 듣는다.
그런데 역시 너무 익숙한 유명 팝송들이어서인지
우리말로 부르니 그 매력과 흥이 어쩔 수 없이 반감됐다.
게다가 넘버의 번역 가사마저 부분부분 어색하고
전체적으로는 깊이가 얕았다.
팝송이 아닌 오리지널 넘버로서 이 작품의 대표곡이자
널리 사랑받는 넘버이기도 한 'Come What May'는
평이하게 번역된 가사 탓에 너무 밋밋해졌다.
음향까지 여러 모로 너무 아쉬운...
특히 합창 부분은 소리가 많이 뭉개져서
나중에는 가사듣기를 거의 포기하게 만드는...
멋진 탱고 안무와 다층적 구성으로 긴장감과 몰입감 가득했던
동명 영화의 명장면 'Roxanne'의 무대 연출은
기대했던 것보다 임팩트가 약했다.
오히려 2막 오프닝 'Backstage Romance'의
군무 및 씬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관능적인 안무의 경우 앙상블은 언제나처럼 다소 아쉬웠는데,
사틴 역의 아이비는 가수 출신답게 소화를 잘 해냈고,
크리스티안 역의 이충주는 그의 음색을 좋아하긴 하지만
극을 이끄는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은 아직 살짝 아쉬웠다.
주연 배우 두 사람 모두 배역에는 사랑스럽게 잘 어울렸다.
#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뮤지컬 '렌트'와 맥을 같이 하는
이 작품의 스토리는 사실 새로울 건 없다.
공연을 보며 부분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해도
심지어는 엔딩의 슬픈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신나는 커튼콜이 이어지고 객석에 축포까지 터지며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에게 마구 만족감을 심어준다.
'자본주의 뮤지컬'이라 대놓고 자칭하는 이 작품은
그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쇼뮤지컬임은 분명하다.
공연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휘황찬란한 무대,
그리고 친숙한 멜로디의 음악, 다채로운 의상과 춤의 향연에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드는 데에는 어쨌든 독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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