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엄연히 근무외 시간에 해당하지만
매일 야근을 생활화해온 요즈음이라
왠지 혼자 잘못하고 있는 듯한
당치 않은 죄책감을 살짝 느끼면서도
오늘의 지금 이 순간이 나로서는
그나마 일탈이자 탈출이자 작은 반항이다.
예매한 영화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1시간...
스타벅스에 앉아 물끄러니 밖을 쳐다보고 있다.
할 일을 쌓아 둔 채로
Jesus Christ Superstar 연습실에 가서
Run Though를 2시간 동안 보았다.
그리고 원래 용산에 잡혀 있던 기업 미팅을 갔다가
생각 외로 너무 일찍 끝나서 용산 CGV에 처음으로 와 봤다.
용산 CGV가 있는 '스페이스 9'(서태지가 광고하던...).
스타벅스 창가에 앉아 바라본 이 곳은 마치 공룡 같다.
누군가 또 계획성 없이 이런 거대한 공룡을 지었음이 분명하다.
요즘 나를 괴롭히고 있는 몇 가지 문제를
곰곰히 떠올리고 있다가
문득 든 생각...
......
가슴이 뛰지 않은 지 오래 되었다...
사람에 대해서도, 일에 대해서도...
열정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삶.
지금 나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나를 유지하고자 하는' 바로 그 이유 하나 뿐이다.
나를 유지하기 위해 산다는 것...
그 사실을 문득문득 느낄 때마다
불쑥불쑥 나를 버리고픈 심한 욕망에 시달린다.
오늘 수퍼스타 Run Through를 보고 있으려니
오랜만에 가슴이 조금 뛰긴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다시 돌려놓을 수 있는
Refresh만이라도 시켜 줄 수 있는 만큼은 불행히도 아니다.
유지하기위해 산다는 건
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무지 끔찍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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