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쩌다보니 5개월 전 예매하고 기다리게 되었던 연주회.
롯데콘서트홀과도 첫 만남.
# 개관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정보도 충분치 않았고 나 역시 첫 방문이라
어떤 좌석을 예매해야 할 지 한참 고민했었는데
중앙 구역과 중앙 뒷구역의 음향이 가장 좋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었다.
근데 좌석배치도 상으로는 중앙 구역이 무대에서 약간 거리가 있는 것 같아서
세계적인 유명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가까이서 한번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어
중앙보다 무대앞 구역의 중간 열 좌석을 골랐다, 무지 오랜 고민 끝에...
롯데타워와 석촌호수가 펼쳐진 발코니 야경도 좋았고
빈야드 스타일로 설계된 콘서트홀 내부도 멋있었다.
그런데 막상 공연장 안에 들어가면서
중앙 구역과 무대와의 거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는
이렇게 가까울 줄 알았더라면 그냥 중앙 구역으로 예매할 걸 하는 후회 X1
자리에 앉아 무대를 바라본 순간 아차! 싶어지는...
지휘와 연주를 같이 하는 포메이션을 이제껏 본 적이 없어서
당연히 피아노가 보통 때처럼 바이올린 옆쪽으로 놓일 거라 예상했는데
지휘자 자리에 가로로 딱 놓여져 있는...
그렇다면 피아노 치는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기보다는
줄곧 연주자의 등판을, 피아노는 양끝단을 오갈 때에만 보게 된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무대앞 구역 정면이 아니라
무대가 내려다보이는 뒤쪽 중앙구역 또는 사이드 구역이
오히려 연주 모습을 제대로 보기엔 더 낫겠구나 하는 후회 X2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정말 좌석 선택을 잘못 했음을 깨달은...
오케스트라 소리까지는 괜찮았는데
정작 중요한 피아노 소리가 좀 뭉개져서 명료하게 들리지 않는ㅠㅠ
무조건 음향 위주로 중앙 구역을 택했어야 했는데... 하며 내내 후회 X3
# 뭐... 이건 좌석 선택에 대한 아쉬움인 거고...
연주회 자체는 좋았다.
Andrei Gavrilov는 80년대 최고로 각광받던 피아니스트로
90년대 약 7년간의 긴 활동 중단 후 2001년 컴백하여
한 공연에 2~3개의 협주곡을 연주하는 방식을 시작하였는데
2013년부터는 자신의 지휘로 협주곡을 연주하는
그의 오랜 꿈을 실현하게 되었다고 한다.
바로 이번 무대 또한 그가 직접 연주하고 지휘하는 공연으로
고난이도의 2개 협주곡을 한 무대에 선보였다.
그의 연주는 두 곡의 특성상 화려한 기교가 돋보였고
지휘와 연주를 함께 하는 형식이어서인지
연주회 자체가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대화를 보는 듯하기도 했다.
오프닝 시퀀스로 특히 유명한 차이코프스키 1번의 전 악장을 듣는 것도 좋았고,
피아니스트들의 무덤으로 불리우는 라흐마니노프 3번을
이렇게 직접 듣고 보는 것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 이 곳의 Pipe Organ 연주회도 언젠가 한번 오고 싶은~
암튼 다음번엔 좌석 선정에 꼭 성공해야지...
(근데 꼭 좌석 위치의 문제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약간의 동굴 음향 느낌, 잔향이 긴 듯한 이런 것들은
공연장 자체의 건축음향 문제일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