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그닥 안 당기기도 하고 공연장도 멀고 해서
계속 게으름 피우다가 이제서야 본...
큰 기대없이 봐서인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좋았다.
그래도 세계적으로 이름난 선수들이 모였기에 적어도 '기본적으로 뮤지컬스럽게'는 잘 만들었다.
원작을 안 봐서인지 뮤지컬로 압축한 극의 전개도 그닥 나쁘지 않았고
(아니, 원작을 안 보고도 이 정도 큰 무리없다고 느껴진다는 건 나름 잘 했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와일드혼의 음악도 킬링 넘버가 없어서 그렇지 전반적으로 뛰어났고, 가사도 좋았다.
일본 크리에이티브팀(연출 무대 조명)이 만들어낸 극의 아우라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지금의 이 캐스트들이 아니면 이 정도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는 좀 의문이다.
(그러니까... 연출적 여백이 많은 만큼 존재감이 약한 배우진이라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
그만큼 이 주조연 5명의 스타 배우/실력파 배우들의 공 또한 컸다.
아쉬운 점들은...
라이토가 서서히 광기에 사로잡히는 변화를 연기력이 받쳐주지 못해 종반부 임팩트가 약해져 버렸고,
엘과 미사는 비중이 그렇게 높지는 않아 배우의 스타성이 오히려 좀 아까웠고,
돌출무대와 2층무대의 활용도 역시 좀더 욕심을 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라이토와 엘의 테니스 대결 연출 씬,
가장 마음을 움직였던 건 렘의 솔로 넘버 '어리석은 사랑' 씬.
가장 므흣했던 건 공연의 전반적인 호흡 조절에 공이 컸던 류크 역 강홍석 배우의 성장세.
종합적으로 평가해 본다면,
초연 완성도가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공연.
그리고
앞으로 재연되어도
실력과 존재감 모두 갖춘 배우들의 의존도가 높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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