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photo essay

세 달만에 올리는 사진들...

spring_river 2013. 11. 1. 15:49

 

어쩔 수 없이... 세 달만에 올리게 된 여름휴가 사진들_

 

이런저런 고민 끝에 이번 여름휴가지를 제주도로 결정하고

여행루트를 알아보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걸려 자료를 찾으면서

사실 기대가 컸었다.

이제까지 제주도를 네 번 갔었는데

첫번째는 대학교 수학여행, 두번째와 세번째는 회사 워크샵, 네번째는 부서MT였었다.

근데 네 번의 제주도 여행 모두 별 큰 감흥이 없었다.

단체 여행이라는 이유도 있을 테고 그 중 두 번은 태풍 때문에 제대로 못 돌아다녔던 까닭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가족여행을 준비하면서 오랫동안 자료들을 Search해 보니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특히 대표적인 제주관광지 外의) 너무나 멋진 곳들이 많았고

그래서 이번엔 정말 제대로 제주도를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다.

그리고 제주도를 처음 가는 그루에게도 좋은 추억을 안겨 주고 싶었고...

 

5박6일 여정을 매우 꼼꼼이 준비했다.

1일차는 제주도 중서부, 2일차는 남부, 3일차는 올레6길, 4일차는 동부, 5일차는 한라산,

6일차는 서부 및 우도...

6일간 Full로 완벽하게 놀고 먹을 수 있는 스케줄을 짜 놓았다.

 

그렇게 야심차게 떠난 제주도 여행길.

첫날 맨처음으로 간 곳은 만장굴.

지난번 부서MT때 한번 가 봤었는데 이제껏 대형 동굴을 가 보지 못했던 그루가 좋아할 것 같아서 선택.

(굴 내부에서 사진촬영이 제대로 되지 않은 관계로 이 곳에서의 사진은 없는...)

그다음 행선지는 용눈이 오름.

오름은 화산 분출시 형성된 큰 언덕 같은 곳인데 제주도에는 수백 개의 오름이 있다고 한다.

유명한 오름 중의 하나로 꼽히는 용눈이 오름에 갔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씨에 그늘 하나 없는 오름을 오르내리느라 무지 더웠던 기억...

 

용눈이 오름 입구에서...

 


 

오름 오르기...

 

 

오름 정상에서...

 

 

 

 

오름 내려가는 길...

 

 

 

제주도의 옛 풍속이 보존되어 있는 성읍민속마을에 가다.

처음엔 그냥 쭈욱 둘러볼 계획이었는데

민속마을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다가 그곳 주인장이

자세히 설명해 주면서 구경시켜주는 곳을 알려 주어

덕분에 편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성읍민속마을의 풍경...

 

 

 

 

 



 

 

 

 

원래 첫날 사려니숲길까지 가려고 했었는데

날도 어둑해지고 이동시간이 여의치 않아

첫날 일정은 이것으로 접고 중문단지의 숙소로 Go~

 

둘쨋날 첫 행선지는 중문단지 근처에 있는 대포 주상절리대.

기둥 모양의 절리가 쭈욱 형성되어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띠고 있었던 바닷가...



 

 

 

 

 


 

 

 

중문단지의 많은 박물관 중에 딱 한 곳만 가 보기로 했는데

그루가 선택한 곳은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외관부터 눈에 띄는...

 

 

 

 

 

 

 

 

 

 

 

 

음... 사실상 휴가는 여기에서 끝났다...

오후 3시 넘어 우리는 중문해수욕장을 갔고

5시경에 사고가 있었다...

중문해수욕장을 가니 파도가 매우 높았다.

그래도 사람들이 바다에 들어가 놀고 있길래 괜찮겠거니 했었다.

그루랑 그루 아빠가 바다에 들어갔고 나는 그냥 백사장에 앉아 있었다.

기분이 왠지... 별로 바다에 안 들어가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그래도 온 김에 바닷물에 발이라도 적시고 가자 싶어 바다에 살짝 들어갔고

높은 파도에 빠져 물을 먹고는 다시 뒤돌아 해변으로 나가는 중이었다.

그 때 또다시 높은 파도가 덮쳤고, 중심을 잃은 나는 바닷물 속에 빠졌고

그 와중에 파도에 휩싸여 나뒹굴던 이들 중 한사람과 바다 속에서 세게 부딪쳤고

그렇게 난 왼쪽 무릎뼈가 탈골되었다...

119 앰블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갔고

X레이를 찍고 뼈를 다시 맞추고 그리고 왼쪽다리 전체를 반깁스했다.

6일 계획했던 여행의 둘째날에 일어난 일이었다...

 

다음날 오전에 병원을 갔는데 오전진료예약이 모두 끝나 있었다.

오후 진료를 예약하고나니 중간에 시간이 어중간하게 비어서

근처에 있는 천지연 폭포에 갔다.

그루 아빠가 휠체어를 빌려서 나를 태우고 돌아다녔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여기에서 MRI 찍지 말고

빨리 서울로 올라가서 계속 치료할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원래 이날 그루랑 그루아빠용으로 스노클링을 예약해 뒀던 터라

휴가를 망쳐버린 그루 기분도 달래줄 겸, 두 사람은 스노클링을 하러 떠나고

그 사이에 나는 근처 카페에 앉아 이후 일정의 모든 예약을 취소하고 다음날 비행기를 예약했다.

 

스노클링 들어가기 전에 찍은 두 사람의 사진...

 

 

 

휴가 마지막날이 되어버린 이날 저녁, 야외 바비큐 식사로 아쉬운 마무리...

제주도는 나와 인연이 없는 걸까......

 

 

 

엉망이 되어 버린 휴가 때문에, 그리고 내 다리 상태 때문에

정말 속상하기 이를 데 없었던, 서울로 향하는 길...

 

도착하자마자 정형외과 병원으로 향했고

제주도에서 가지고간 X레이 필름을 보던 의사가 제주도 병원의 의사와 같이 잔뜩 겁을 준다.

이 정도 다친 거면 아마 수술해야 할 거라고...

정밀검사 결과, 다행히도 주변 인대나 연골 손상이 없었고 무릎 옆의 지대만 파열된 상태였다.

수술 없이 깁스하는 동안에 치료될 수 있다는...

크게 다쳤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 다친 거였다.

깁스 6주 진단이 나왔다...

이렇게까지 별로 다쳐본 적이 없는 나는 6주 지나 깁스를 풀면 바로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큰 오산이었다...

 

깁스 5주 + 무릎보호대 3주 + 물리치료 5주 총 세 달의 시간이 흘렀다.

첫 두 달은 회사를 완전히 쉬었고, 세 번째 달인 지난달은 주 1~2회 출근하며 재택근무를 했다.

목발 떼고 물리치료 6주째에 접어든 지금,

이제 기계로 꺾을 수 있는 최대한도인 130도까지 성공하긴 했는데

실질적으로 무릎이 굽혀지는 각도는 약 100도 정도인 듯하다.

아마도

사고 전의 완전히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려면

이 해가 다 지나갈 즈음이 아닐까 싶다...

 

꼼짝없이 집에만 있는 동안

여름이 지났고 가을이 지나갔고

오랜만에 바깥출입을 하기 시작하니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렇게 올 하반기, 완전 망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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