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monologue

486도 아닌, 397도 아닌...

spring_river 2013. 7. 16. 19:02


문화소비 관련 문서를 보다 보니, 이른바 '397세대'라는 말이 이젠 꽤 통용되는 듯하다.

이상하게도 아직까지는 그 용어가 눈에도 귀에도 입에도 익숙치 않지만...

그런데

문득 생각해 보니

'486세대'가 40대 / 80년대학번 / 60년대생이고

'397세대'가 30대 / 90년대학번 / 70년대생이면

40대이면서 80년대학번이라 하기에도 90년대학번이라 하기에도 뭐한 90학번이고 70년대초반생인

나(그리고 나의 동기들)는 대체 뭐지?


포털사이트 지식백과에 의하면,

486세대가 민주화를 위한 사회 정치적 혼란 속에서 성장했다면

397세대는 사회 정치적 안정 및 경제적 풍요와 자유 속에서 성장한 세대라고 되어 있다.

또한 397세대는 대학시절 해외 배낭여행 및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을 경험해

글로벌한 시각을 가진 세대라는 설명도 덧붙여져 있다.


대학 시절에도 느꼈지만

우린 진짜 

여기에도 저기에도 어느 정도 조금씩은 해당되면서

딱히 여기에도 저기에도 규정되지 못하는

그야말로 경계인이었다.

정치 사회적으로는 80년대의 끝물 쯤에 해당되었었다.

마지막 군사정권이었던 노태우 대통령 시절이었고

특히 1991년도의 경우에는 강경대 사건을 비롯해 정치적 이슈가 굉장히 많아서

그 한 해는 시위가 끊이지 않았던, 암울하고 혼란스러운 시절(의 끝자락)이었다.

성장기의 환경적 조건 상으로는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군사정권 말기에서 보냈으니

90년대보다는 80년대에 좀더 가깝다. 

실제로 대학 시절에도 90년대 시작 학번이라기보다 80년대 끝 학번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경제적 풍요와 자유? 글쎄, 우리 세대에는 별로 아니었다.

글로벌? 교환학생제도가 있긴 했지만 매우 극소수가 이용했고 대다수의 학생들과는 관계가 멀었다.

그리고 한참 이후에 광고나 언론에서 자주 언급하던 발랄하고 자유로운 X세대도 우리는 아니었다.

문화적으로도 소위 말하는 90년대 문화와 약간의 격차가 있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학교 분위기 및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은 우리가 졸업한 이후인 1994년이고,

(큰 인기를 모았다는데 난 공감대가 없어 보지 않은)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고등학생 주인공들이 흠뻑 빠져있었던 초기 아이돌그룹들 역시 90년대 후반의 문화다.

막상 우리 때는 누구였더라?...

대중적으로는 우리가 대학 2~3학년때 신승훈, 김건모, 그리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막 데뷔 시작했고

정서적으로는 동물원, 김광석에 더 가까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니까 여러 모로

397세대 또는 90년대 문화라 함은 엄밀히 따지면 94학번 정도부터이다.

90학번부터 92 또는 93학번까지(현재 40대 초반)는 397세대도 486세대도 아닌

어줍잖은 또 하나의 '낀 세대'다......  


학교 다닐 적에도 그러더니

사회 나와서도 우린 어느 분류에도 끼지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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