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쪽 7남매 중의 막내 고모가 나랑 스무살 남짓 차이가 난다.
다른 고모들이나 작은 아빠들보다 막내 고모가 내겐 남다른 존재인 게,
시집 가기 전까지 우리 집에서 함께 살았고
그리고 약국 때문에 바빴던 엄마를 대신하여
시집 안 간 처녀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다닐 적에
거의 엄마 노릇을 해 주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에 고모가 시집을 갔는데
고모 따라가겠다며 울고불고 떼썼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엊그제 그 막내 고모로부터 휴대폰 문자를 받았다. 생일 축하한다는...
답장을 보냈다, 나이든 조카 생일도 기억해 주시고 감사하다는...
그랬더니 고모로부터 다시 답장이 왔다.
'너는 나이들었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유치원, 초등학생으로 생각된단다...'
생각해 보니 나 또한 고모를 바라볼 때에 그러한 것 같다.
그러구 보면, 물리적인 나이와는 별개로 기억의 나이가 존재하는 듯하다.
특히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서로 함께 바라보며 지내는 사이가 아닌,
현재를 함께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함께 했던 예전의 기억이 있는 사이인 경우
내 머릿속의 그 사람은 그 때의 나이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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