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monologue

기억의 나이...

spring_river 2008. 12. 9. 16:29

우리 아빠 쪽 7남매 중의 막내 고모가 나랑 스무살 남짓 차이가 난다.
다른 고모들이나 작은 아빠들보다 막내 고모가 내겐 남다른 존재인 게
,
시집 가기 전까지 우리 집에서 함께 살았고

그리고 약국 때문에 바빴던 엄마를 대신하여
시집 안 간 처녀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다닐 적에
거의 엄마 노릇을 해 주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에 고모가 시집을 갔는데

고모 따라가겠다며 울고불고 떼썼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엊그제 그 막내 고모로부터 휴대폰 문자를 받았다. 생일 축하한다는
...
답장을 보냈다, 나이든 조카 생일도 기억해 주시고 감사하다는
...
그랬더니 고모로부터 다시 답장이 왔다
.
'
너는 나이들었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유치원, 초등학생으로 생각된단다
...'

생각해 보니 나 또한 고모를 바라볼 때에 그러한 것 같다
.
그러구 보면, 물리적인 나이와는 별개로 기억의 나이가 존재하는 듯하다
.
특히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서로 함께 바라보며 지내는 사이가 아닌
,
현재를 함께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함께 했던 예전의 기억이 있는 사이인 경우

내 머릿속의 그 사람은 그 때의 나이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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