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주 프로그램이 맘에 든다는 낭군님의 추천,
그리고 평소 좋아하던 성악가인 임선혜의 소리도 직접 듣고 싶은 마음에 예매한 공연~
이번 공연의 지휘를 맡은 만프레트 호네크가 편곡에 참여했다고 하는
드보르작의 '루살카 판타지'는
귀에 익숙한 오페라 아리아 'Song to the Moon' 선율 등
전반적으로 매우 아름다웠던 곡이었다.
나치수용소에 구금되었던(다행히 나중에 생존한) 폴란드 소녀가
벽에 남긴 기도를 가사로 사용했다는 '슬픔의 노래'는
절망보다는 위로의 노래였다.
그리고 슈트라우스의 성악곡 '내일'이 뒤이어 공연되니
슬픔을 딛고 희망으로 나아가는 듯한 레퍼토리 구성의 효과까지 있었다.
모차르트의 '환호하라, 기뻐하라'는 소프라노의 화려한 기교가 돋보였다.
마지막 연주곡인 '비창'은 이 곡의 초연 직후 차이코프스키가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되어 그의 마지막 교향곡이기도 한데,
이 곡은 3악장의 끝이 마치 전체 엔딩처럼 화려하게 절정을 향해 치닫으며 쏟아내고
마지막 4악장의 끝은 오히려 서서히 꺼지듯 사라지는 독특함을 지니고 있었다.
이 공연에서도 3악장이 끝나자 전곡 연주가 끝난 줄 알고 청중들이 박수를 쳤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작품의 연주 시 늘 일어나곤 하는 관용적인 해프닝이라고...
음악과 연주의 호흡에 휘말려 3악장 끝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실수로 친 그 박수보다,
죽음을 앞둔 듯한 비통함으로 가득하던 4악장의 페이드아웃되는 그 엔딩의 여운을 확 깨 버린
한두 사람의 소위 '안다' 박수가 난 오히려 더 짜증났다.
오랜만에 풀편성 오케스트라의 퀄리티 높은 연주를 들으니 너무나 좋았던 밤.
이상, 오래 전 기억을 되살려 뒤늦게 남기는 포스트...
1년5개월만에 Covid 재확진이 되어 자체 격리에 들어갔다ㅠㅠ
두 번째 맞게 된 코로나는 첫 번째보다 약하긴 했는데 전개양상이 좀 이상했다.
병원 진단에 따라 차례로 후두염, 편도염, 몸살약을 먹으며 앓은 3일간은 내내 음성이었다가
양성 판정 직후부터 오히려 아픈 증세가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음성이어서 회사에 계속 출근하고 있었을 때엔 아파서 꽤 힘들었는데
양성 판정 후 5일간의 격리기간에는 정작 별로 안 아팠다.
하필 격리기간이랑 겹치는 바람에
두 번째 휴가를 받아 집에 온 그루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휴가기간 초반 이틀은 멀리서 바라보기만...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요즈음까지도 나는
사람들 많은 곳이나 대중교통시설 안에서는 계속 마스크 쓰고 다녔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애써 조심한 보람도 없이 이렇게 또 걸리다니ㅜㅜ
이제 마스크 안 쓰고 막 다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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