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찬노숙
20대에 '원전유서'라는 작품으로 연극상들을 휩쓸며 평단으로부터 '괴물작가'로 불리우는 김지훈 작가의 신작 '풍찬노숙'을 눈보라를 헤치며 닿은 남산예술센터에서 만나다. 배우도 관객도 쉽지 않은, 4시간짜리 연극이다. 극장에 들어서자마자 객석과 무대가 바뀐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경사진 넓은 객석의 좌우상하를 무대공간화한 아이디어는 용감하고(절반 가까이 줄어든 객석수를 감내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효과적(희곡 형상화 측면에서)이었다. 이 공연은 누구 하나 꼽을 것 없이 모든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고 의상디자인도 인상적이었다. 오랜 시간동안의 관람이 별로 힘들지 않을 만큼 극적 몰입도는 꽤 강했다. 혼혈족의 건국신화 만들기라는 이 작품은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각도와 시각으로 읽힌다. 김지훈 작가의 장기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