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brief comment 24

Doctor Zhivago

한 사람이 큰 힘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존재로 작품 자체를 살릴 수는 없다. 한 편의 공연은 수많은 크리에이티브팀과 스태프, 배우들의 힘이 집약되어 있는 결정체임을 모르지 않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건 여러 모로 모독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크리에이티브팀이 참여했으나 작품 자체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계속적인 트리트먼트가 적지않게 필요한 작품에 그리고 다른 배우진(특히 앙상블)들에게서 아쉬움이 많이 드러나는 이번 공연에 한 명의 스타배우가 과연 모든 것을 해결하고 구원해 줄 수 있을까? 그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아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한다. 처음으로 그가 매진시키지 못하는 공연이라는 건 그에 대한 오명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이다. 물론 역시 다르구나 하는 건 입증했..

2012/brief comment 2012.02.24

풍찬노숙

20대에 '원전유서'라는 작품으로 연극상들을 휩쓸며 평단으로부터 '괴물작가'로 불리우는 김지훈 작가의 신작 '풍찬노숙'을 눈보라를 헤치며 닿은 남산예술센터에서 만나다. 배우도 관객도 쉽지 않은, 4시간짜리 연극이다. 극장에 들어서자마자 객석과 무대가 바뀐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경사진 넓은 객석의 좌우상하를 무대공간화한 아이디어는 용감하고(절반 가까이 줄어든 객석수를 감내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효과적(희곡 형상화 측면에서)이었다. 이 공연은 누구 하나 꼽을 것 없이 모든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고 의상디자인도 인상적이었다. 오랜 시간동안의 관람이 별로 힘들지 않을 만큼 극적 몰입도는 꽤 강했다. 혼혈족의 건국신화 만들기라는 이 작품은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각도와 시각으로 읽힌다. 김지훈 작가의 장기라는, ..

2012/brief comment 201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