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brief comment

In the Heights

spring_river 2021. 7. 8. 12:12

 




★★



# 6년 전에 보았던 한국공연은
   여러 이유로 그다지 '好'라 할 순 없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 이주민들의 애환을
   한국 배우들이 표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고
   주로 랩으로 구성된 넘버들 또한
   한국가사가 제대로 그 맛이 살아있지 않아서,
   공연은 아니지만
   그들의 정서와 언어로 된 In the Heights를 보고 싶어
   (개봉 며칠만에 곧 상영관이 사라질 듯한...) 이 영화를 찾았다.

# 위에서 말한 그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그들의 고단함과 부당함이 깊게 다뤄진 건 아니지만
   히스패닉 공동체 특유의 결속이 독특하게 와 닿았고
   원어로 듣는 넘버들도 훨씬 음악이 좋았다.
   라틴 음악과 에너지 넘치는 춤은 흥이 넘쳤고
   수영장 군무씬과 빌딩벽 듀엣 안무는 인상적이었다.
   빙수 장수로 등장한 Lin-Manuel Miranda의 모습도 반가웠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의 뒷심이 부족하고,
   특히 결말의 방향은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고향으로 돌아가 가게를 여는 꿈이 이루어지는 걸 목전에 두고
   왜 그냥 워싱턴하이츠에 주저앉는지...... 그게 해피엔딩이야?...

# Lin-Manuel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아버지가 뉴욕대를 다니기 위해 푸에르토리코에서 왔고
   언제나 돌아가려 했지만 어머니를 만났고
   그래서 자신은 뉴욕에서 자랐다고 한다.    
   부모님이 고향에 있었더라면?이란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고...
   그럼, USNAVY에 아버지를 투영한 건가......

# 어제 퇴근길에서 본, 소설집의 서평에 실린 이 구절을 보고
   In the Heights의 결말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문득 떠올랐고
   이내 그 아쉬움이 다독여졌다.

   "분노와 환멸로 세상을 거절하는 데
    만만찮은 용기와 강렬한 이지가 필요한 것만큼이나,
    답답하고 막막한 대로 지금의 세계를 믿고
    그 안에서 사람살이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일이
    단순한 순진성의 발로일 수는 없다.
    그것은 무엇보다 
    지금의 세계를 만들고 거기서 버텨온
    어떤 이들의 시간을 믿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믿음을 껴안는 희미하지만 절실한 순간이 있고,
    그것이 어떤 '성장'의 매듭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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