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각종 연극부문 작품상 등을 수상했던
작품 중 하나인
'알리바이 연대기' 재연 무대를 찾다.
제목과 모티브만 듣고
얼추 예상했던 그런 스토리라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두 아들의 삶이라는
자전적 스토리를 통해
우리나라의 굴곡진 현대사와
역사 속의 소시민들의 삶을 오롯이 그려낸
꽤 괜찮은 공연이었다.
그 곳에 있(지 않았)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어내며 그렇게 살아야 했던 민초들,
그리고 진실을 덮기 위한 사회적 알리바이를
끊임없이 (그러나 여전히 세련되지 못하게)
만들어내는 한국의 정권들...
남명렬, 지춘성, 정원조 등 초연 배우들의
몸에 자연스럽게 배인 연기도
극을 한층 잘 살렸다.
(어쩌다보니
작년말부터 남명렬 배우의 연극을
연이어 세 편째 보게 된^^)
프로그램북에 실린 김재엽 작/연출가의 글을 보다가 독일의 연극인들 얘기가 인상깊었다.
몇 구절 옮겨보면,
독일의 연극은 왜 정치경제와 사회문화에 관심이 많은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그럼 그런 문제가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연극을 하는가 오히려 되묻는다.
독일 연극의 정치경제사회적인 특성은
독일 사회의 지도자들, 전문가들이 잘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통해
동시대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실패로 끝나기 전에
예술 작품이 미리 그들의 발걸음에 의문을 제기하고 앞서서 서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독재자와 정책들의 오류 속에서
이제는 예술가들이 사회의 전망을 선도해 세상에 공표하는 것이다.
(나는) 연극이 세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앞질러 예측해 보고 세상에 적용할 수 있는 그런 연극을 꿈꾼다...
공연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고
프로그램북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연극은 미래가 있다는... 절망적이지는 않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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