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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enstein

2014/brief comment

by spring_river 2014. 4. 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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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이 들어봤던 이름이다.

괴물 이름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지만

이는 괴물의 이름이 아니다.

괴물을 만들어낸 사람의 이름 아니 姓이며,

막상 그 괴물은

이름조차 지어지지 않고 버림받은

비운의 존재이다.


신이 되려 한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괴물

괴물보다 더 괴물스러운 인간...


그러고보니

인간이 괴물보다 더 괴물같다는 점에선

그 이름이 괴물의 이름으로 착각되는 게

어쩌면 나름 일리있는 오해일 수도 있겠다...


작품의 메시지에 대한 얘기는

그러나 여기까지_





공연을 보는 내내,

그리고 기립박수를 뒤로 하며 그냥 먼저 공연장을 나선 후에도 며칠동안

씁.쓸.했.다.


이 공연은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우리나라 현 뮤지컬 관객들의 입맛에 철저히 맞춘 공연이다.

스릴러물,

유럽 사극풍, 

(여자는 그저 주변인물에 그치는) 남자 주인공 투톱 체제,

게다가 두 남자 주인공의 애증 관계,

더블, 트리플, 쿼드러플 등 멀티 캐스팅도 모자라 이젠 메인 배역 배우들의 극중 1인2역,

강약 조절 없이 고음을 내지르기만 하는 음악...


아무리 창작 공연은 좀 접고 들어간다 해도

천편일률적으로 호평 일색이었던 언론 리뷰들에 정말 동의할 수 없는 공연이다.

스토리 설득력 및 이음새는 성기기 이를 데 없고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웅장하기만 하고 (그러면서도 정작 선율은 귀에 안 들어오고)

특히 이 공연에서의 모든 주/조연 배우 1인2역 시스템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앙리/괴물의 경우는 1인2역이 아니라 한 인물의 변화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하지만 그외에는 정말 어떤 타당한 이유나 근거가 없는 억지다.

(제대로 된 여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1인다역은 분명 이유가 있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이런 상반된 캐릭터로도 금방 잘 변해~ 하는 배우 기량 뽐내기밖에 안 되는...

물론 그것이 각 배우의 팬들에게는 각별한 팬 서비스가 되었겠지만

그러나 정확히 평가하면 그것은 극적 재미를 주는 요소이기는커녕

오히려 극에의 몰입도를 방해하는 엄청난 처사였다.

심하게 표현하면 공연이라는 것에 대한, 배우라는 것에 대한 모독으로까지 느껴졌다.


완성도 부족한 극본 때문인지 아님 그놈의 1인2역 때문인지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난 각 주요 인물들에 감정이입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고 당연히 공감도 안 되었다.


정말 씁쓸했다.

관객으로서 씁쓸했고 업계 종사자로서 씁쓸했다.

뮤지컬이라는 게 상업장르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요소들을 좇아 그런 작품을 만들어내는 게

당연한 건가 아니 혹은 불가피한 건가?...

반 발 또는 한 발 앞서서 제대로 되어야 하는 것을 만들어내면

역시나 외면당하는 건가?...

그렇지 않아도 언제부터인가 마음의 울림을 주는 뮤지컬 공연을 좀처럼 찾기 힘들어

뮤지컬이란 장르에 조금씩 염증이 생기고 있던 차에

이 공연은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회의감에 빠지게 만들었다......


제작사 측에서 언론 리뷰들 중 대표적 한 줄을 뽑아낸 홍보문구가 바로

'괴물 같은 뮤지컬의 탄생'이다.

전혀 다른 의미로 그 말에 동의한다.

이 공연은 정말 괴물 같은 뮤지컬 작품이다.

그릇된 욕망에서 비롯되어 잘못 태어난...

게다가 여기저기에서 이해할 수 없는 자양분까지 받아 더욱 비대해져

이젠 고칠 수도 없애버릴 수도 없는...

양화를 구축하는 악화의 선두에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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