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은 부음 같다
사람이 자꾸 죽는다
사람이 아니라고 여겨서
죽였을 것이다
사람입니다, 밝히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죽이고 싶었다고…죽였을 것이다
죽이고 싶었는데…죽였을 것이다
죽이고 싶었지만…죽였을 것이다
죽은 사람은,
죽을 것처럼 애도해야 할 텐데
죽인 자는 여전히
얼굴을 벗지 않고
심장을 꺼내 놓지 않는다
여전히, 진압 중이고
침입 중이고
폭행 중이다
계획적으로
즉흥적으로
합법적으로
사람이 죽어간다
전투적으로
착란적으로
궁극적으로, 사람이 죽어간다
아, 결사적으로
총체적으로
전격적으로
죽은 것들이, 죽지 않는다
죽은 자는 여전히 농성 중이고
투신 중이고
신음 중이다
유령이 떠다니는 현관들,
조간은 부음 같다
나는, 고아처럼 울고 일어나
유령과 더불어
유령처럼 울고 일어나
산 자들과 더불어
- 이영광 '유령 3'
며칠전 신문을 보다가 기사에 인용된 '朝刊은 訃音 같다' 싯구를
한참을 응시하다...
매일 아침 신문을 보며 드는 생각을 뼈저리게 표현해 주는...
오늘도 어김없이...
이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무지막지 창피하게 여기게 해 주는...
이 나라는 訃音 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