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었던 생활을 증명해 주듯
사무실 책상이 엉망이다.
엉망이라는 것도 오늘에서야 인식되었다...
아, 뭐부터 치우지... 생각하며 잠시 초점없이 넋놓고 앉아있다가
문득 책상 위의 미니선인장 화분이 눈에 띄었다.
세상에... 완전히 말라서 죽어 있었다.
일주일에 한번만 물 주면 되는 건데 그것도 챙기지 못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화분은 죽어 있었다.
사무실 책상 위에 화분 사다 놓고 몇 달 못가서 죽인 게
벌써 두 번째다...
불쌍한 화분을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이제는 화분 사다 놓지 말아야겠다 마음먹었다.
단순히 생각만으로는 안 된다.
관심과 애정을 쏟을 자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사물이든... 일이든... 사람이든...
말라버린 선인장을 살펴 보다가
선인장 중간이 툭 끊겨 있음을 발견했다.
너무 말라서 이렇게까지 부러져 버린 건가 생각하다가
혹시 처음 살 때부터 하자가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을 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결국 이렇게 된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자책을 하다가
원래 그것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데... 별 의미 없는 사소한 것이었는데...탓을 하면서
자기 위로로 덮으려 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자기 위로가 아니라
더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결국 자기 비하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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