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monologue

벌써 두 번째...

spring_river 2006. 1. 16. 17:30

정신없었던 생활을 증명해 주듯
사무실 책상이 엉망이다.
엉망이라는 것도 오늘에서야 인식되었다
...

, 뭐부터 치우지... 생각하며 잠시 초점없이 넋놓고 앉아있다가

문득 책상 위의 미니선인장 화분이 눈에 띄었다.
세상에... 완전히 말라서 죽어 있었다
.
일주일에 한번만 물 주면 되는 건데 그것도 챙기지 못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화분은 죽어 있었다
.
사무실 책상 위에 화분 사다 놓고 몇 달 못가서 죽인 게

벌써 두 번째다...
불쌍한 화분을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이제는 화분 사다 놓지 말아야겠다 마음먹었다.

단순히 생각만으로는 안 된다
.
관심과 애정을 쏟을 자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
사물이든... 일이든... 사람이든
...


말라버린 선인장을 살펴 보다가

선인장 중간이 툭 끊겨 있음을 발견했다.
너무 말라서 이렇게까지 부러져 버린 건가 생각하다가

혹시 처음 살 때부터 하자가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을 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결국 이렇게 된다
.
내 탓이다 내 탓이다 자책을 하다가

원래 그것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데... 별 의미 없는 사소한 것이었는데...탓을 하면서
자기 위로로 덮으려 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자기 위로가 아니라

더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결국 자기 비하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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