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brief comment

Minari

spring_river 2021. 3. 8. 13:44






★★★☆



# '미나리' 같았던 영화...

   미나리 같다 함은...
   어렸을 때엔 거의 몰랐던(=안 먹었던) 것 같고
   아마도 어른이 되어 먹기 시작한 듯한데
   특히 ···탕 또는 버섯칼국수에 들어가 있는 미나리는
   주재료보다 오히려 더 젓가락이 가는 음식이다.
   특유의 향과 식감이 
   특별히 자극적이지 않은데도 은근하게 좋다.

   이 영화로 인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끈질긴 생명력 그리고 물을 정화하는 능력까지 갖췄다는...

   이 영화는 
   어찌 보면 약간 슴슴할 정도로 잔잔한 서정성을 띠고 있는데
   보고난 후에 자꾸 머릿속에 떠오른다.
   압도적으로 좋기보다는 은근하게 좋은 그런 작품이었다.

   배우 앙상블 또한 따뜻하게 빛이 났던 영화.

# 찾아보니 '미나리'를 영어로 하면 water parsley다.
   참 재미없고, 파슬리의 부차적인 느낌마저 드는 단어다.
   영어 제목을 한국어 그대로 'Minari'라고 지은 건
   그 상징적 의미를 온전히 되살리는 목적 외에
   언어적으로도 여러 모로 잘한 듯...



p.s.

영화 관람 약 열흘 후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Academy awards 6개 부문 노미네이트!
특히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는
윤여정 배우님의 여우조연상~

어쩌면 대부분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윤여정 배우가 수십 개의 여우조연상을
받았다는 데에 약간 갸우뚱할 수도 있을 듯...
이 배우의 연기는 여러 드라마나 영화에서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접해 왔기에 새롭지 않다.
영화 속 할머니 캐릭터 역시 
힘들지 않게 떠올릴 수 있는 한국 할머니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는 특별함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 관객이나 비평가들의 눈에는
그게 캐치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배우의 연기가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목소리와 모습이 익숙한 거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녀의 출연작들은
대부분 모두 다른 캐릭터들이었다.
그녀의 힘은 오히려
(어찌 보면 별로 힘들이지 않은 것처럼)
각각의 그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그 캐릭터 자체로 보여지는 데에 있다.
예를 들면 김혜자 배우님처럼
와,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하지?! 감탄을 자아내는
강렬한 임팩트를 안겨주는 스타일이 아닌,
별로 흠잡을 데 없이
언제나 그 다른 인물이 되어 있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체화되어 있는 스타일이다.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된다는 멋진 소감을 남긴 그녀...
이번에 이 부문의 경쟁이 치열해서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바래 본다~

요즘 그녀의 행보에 대해 느끼는 또 하나는
노년에 대한 희망이랄까
뭐 그런 긍정적 영향이 있는 듯하다.
74세의 나이에 저렇게 활발하게 일하며
멋있게 늙어간다는 것,
게다가 그간의 노고를 인정해 주는 듯
말년의 영광까지...
저 나이에 저렇게 살 수도 있구나,
나의 25년 후도
그리 우울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약간의 희망과 기대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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