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얘기하면
지난해부터 이제껏 꼬박꼬박 챙겨본 MET opera on screen 중에
이 '카르멘'이 가장 최고였다!
커튼콜에 연출가와 음악감독이 같이 무대에 올라 인사하는 걸 보니
작년12월31일밤 초연무대인 듯한데
이런 감동을 안고 행복하게 새로운 해를 맞이했을
링컨센터의 그 관객들이 부러울 정도...
MET의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다시 선보인 이번 'Carmen' 공연은
뛰어난 연출 및 프로덕션 디자인, 파워풀하면서도 섬세한 음악,
그리고 카르멘 역의 엘리나 가랑차의 탁월한 실력이 잘 어우러졌다.
턴테이블 시스템을 잘 활용한 무대 운영과
성벽을 응용하여 다채롭게 표현한 각 Act별 무대 디자인이 매우 돋보였고
1막, 3막 인트로의 2인무와 2막 인트로의 플라밍고 댄스 등
각 Act별로 아름다우면서도 함축적인 춤을 배치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카르멘'의 히로인 엘리나 가랑차는 뛰어난 노래와 연기, 춤으로
극 전체에 관능미와 집중도를 부여했다.
그리고 오페라 '카르멘'은
심장을 뛰게 만드는 서곡부터
카르멘이 돈 호세를 유혹하며 부르는 하바네라,
카르멘과 집시들이 함께 춤추며 2막의 도입부를 장식하는 집시의노래,
돈 호세가 카르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꽃노래,
투우사 에스카미요가 등장하며 부르는 투우사의 노래 등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래들이 꽤 많은 편이다.
익숙한 노래들 외에도 처음 들었지만 아름다운 노래들이 참 많았다.
MET opera on screen을 보면서 전곡CD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그리고 서너시간을 훌쩍 넘기는 MET opera on screen 공연들을 그동안 보면서
잠시의 지루함도 전혀 없이 장시간 집중력이 발산되었던 적은 이번 경우가 처음이었다.
또한 스크린 속의 관객들 역시, 이제껏 본 작품들 중에서
매번 노래가 끝날 때마다 늘 환호와 박수가 이어진 건 '카르멘'에서 처음 보는 광경...
오페라 '카르멘'은
지고지순한 사랑 위주의 오페라 스타일에서 벗어난
1800년대 후반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이었던 내용 탓에
초연 당시 혹평과 비난이 이어졌고
작곡가 비제는 그 충격 때문에 초연 3개월후 요절을 했다는데,
이 작품이 지금은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의 하나가 되었으니...
사랑과 자유를 그렇게 훌륭한 음악으로 만들어 놓고도
정작 자신은 세인의 평가에 자유롭지 못했으니... 안타까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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