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brief comment

Milk

spring_river 2010. 4. 6. 19:03




4년전 뉴욕에 갔을 때
'
, 그래서...아니, 그래도 여긴 미국이구나...' 하고 느꼈던 순간이 두 번 있었다.
첫번째는

링컨센터에 공연보러 갔을 때 공연 전에 저녁을 먹기 위해
인근의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을 때였다
.
그 곳엔 희한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
레스토랑 창문 바로 밖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었다
.
그들이 나눠주는 전단을 받아보니

그 레스토랑에서 근무했던 이들인데 다름아닌 부당해고에 대한 시위였다.
행인들이 불편하지 않게 가드레일 하나 쳐 놓고 경찰 한 명만이 그냥 옆에 서 있었다
.
자신들이 당한 부당함을 바로 그 가게 앞에서 그 가게를 드나드는 손님들에게

알리고 있는 그 풍경이 생소하면서도 약간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두번째는

때마침 매년 6월말에 열리는 '게이 퍼레이드'를 목격했을 때였다.
뉴욕의 주요 거리 한복판을 종단하며 자신들의 축제를 만들고 즐기고 있는 그들과

그리고 그러한 그들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물론 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 따지고 보면 할 말 많지만

그래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러운 것 중의 하나가 '표현의 자유'.
그리고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억압하지 않고 인정하는 관용'이다
.
(
정치세력화된 기독교근본주의자들은 여전히 막강한 적이긴 하지만
......)
그 자유가 그냥 저절로 얻어진 게 아님은 물론이다
.
뉴욕의 게이 퍼레이드 또한
 
40
년전 어느 게이바를 경찰이 습격한 데에 대한 항쟁을 기념하고 있는 것이라 하니
,
40
년 이상의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의 희생과 투쟁으로

지금 이나마의 자유가 획득된 것이리라...

영화 '밀크'

40여년의 세월의 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하비 밀크의
정치 입문에서부터 암살에 이르기까지의 생애를 담고 있다
.
숀 펜은 정말... 그는 배우의 한계가 없는 것인가 감탄하게금 한다
.
날카롭고 선 굵은 모습에서 'I am Sam'의 아이 지능을 가진 어른의 변신도 놀라웠지만

이 작품에서 그는 게이인권운동가 하비 밀크의 싱크로율 100%를 보여준다.
정말 놀라운 배우다...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로는 부족한 배우다
...
사랑과 권력에 희생당한 Tosca의 비극은 하비 밀크와도 맞물린다
.
영화 중간중간 계속 흐르던 '토스카'의 음악
...
오페라 '토스카'를 보며 감상에 젖던 그가 옛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의 이 느낌을 잃지 않고 싶다며 울먹이던 눈빛... 그리고
정적의 총을 맞고 창 밖 오페라극장의 '토스카' 배너를 보며 죽어가던 그 눈빛...

김수현 작가의 새로운 드라마에 등장하는 매력남 게이 커플이

최근 조용히 이슈를 일으키고 있다.
아마도 김수현 작가이기 때문에 여론의 돌팔매질을 덜 받고 있는 것일 터이다
.
편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에 문화적인 힘도 적지 않은 터
,
외국 영화나 외국 드라마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컨텐츠도 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김수현이라는 이름의 힘을 빌려서라도 조그마한 반향을 일으킬 수 있게 되기를

그래서 그 귀추가 은근히 주목된다...

숀 펜을 떠올리니

갑자기 생각난 예전 기사가 있다.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때문에 담배를 과감히 몇 년간 끊었대는데

다시 피게 된 계기가
...
"
부시 때문에 담배를 못 끊겠다
!"......
아마... 우리 나라도 그런 사람... 많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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