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의 캐스팅 발표와 함께
뮤지컬 마니아들의 원성이 폭발했다.
주인공 엘 우즈 역에 캐스팅된 이는 제시카, 이하늬, 김지우_
보통 연예인 캐스팅의 경우
연예인과 안정적 실력의 뮤지컬배우를 더블캐스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경우 뮤지컬배우 출신은 전혀 없이 셋 다 연예인이 캐스팅된 것이었다.
(뭐...마니아들 역시 이중적인 게 사실이다...
연예인 캐스팅에 대해 말이 많지만
나중에 마니아 동호회 사이트 리뷰 보면 연예인 출연분을 보는 경우가 꽤 많다......)
anyway...
한참 논란이 있었던 그 때에 캐스팅 소식을 보며 나는 김지우 공연을 보고 싶었다.
김지우의 경우 연예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과소평가되고 있는 배우 중의 하나다.
그녀가 출연한 이전의 몇몇 공연들을 전혀 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 역시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작년에 어느 한 작품의 오디션장에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성량도 풍부하고 노래 역시 웬만한 주연급 뮤지컬배우들과 비등한 실력이었다.
연기 순발력이나 댄스 실력도 좋았다.
안타깝게도 연예인이라는 딱지 때문에 그녀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그녀는 '뮤지컬 배우'이다.
뮤지컬 분야 Creative들의 한국 Pool이 얇은 관계로
본래의 실력보다 다소 과대평가받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되는 장유정 극작/연출가의
첫 라이선스 뮤지컬 도전작이기도 하다.
대중적 코드를 잘 꿰뚫고 있는 그녀의 장기가 역시 잘 발휘되어
본 직업은 작곡가이나 번역/개사에서 더 큰 능력을 떨치고 있는 이지혜씨의 성과와 함께
미국적 색채가 짙은 이 작품을 한국 관객들에게 어필될 수 있게 잘 만든 공연이었다.
번역/개사에 공들인 티가 났고, 스피디한 연출도 큰 몫을 했다.
1막에서 되풀이되는 테마 외에 크게 인상적인 음악은 없는 점,
작품에 어울리는 미적 아름다움보다 기능적인 면에 충실한 무대 등이 아쉬웠지만
즐겁게 즐길 만한 유쾌한 뮤지컬로는 충분했다.
무대 위의 뮤지컬 배우 김지우는 역시 빛났다.
빠른 호흡의 쉽지 않은 뮤지컬넘버들을 잘 소화했고
푼수끼를 포함한 엘 우즈의 캐릭터 연기도 매력적으로 잘 표현했다.
차곡차곡 경력을 잘 쌓아나간다면 정말 뮤지컬배우로 크게 자리잡을 거라 기대되는...
주로 창작작품만을 공연해 온 PMC에서 오랜만에 라이선스 뮤지컬을 선보인 건데
High-quality라기보다는 대중성 높은 괜찮은 프로덕션 레퍼토리가 추가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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