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연출로 토니상을 수상한 경력답게 모던한 연출이 빛난다.
그리고 몇몇 씬에서는 오페라보다는 뮤지컬다운 그런 성향의 연출느낌도 드러난다.
허리 수술로 인해 이번 시즌에서는 처음 지휘 모습을 보인 제임스 레바인도 반가웠다.
호프만의 첫번째 여인 올림피아를 맡은 캐서린 킴은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에 이어 뉴욕 메트 무대에 선 네번째 한국인이라고 하던데
인형의 연기와 하이 소프라노의 콜로라투라를 잘 소화했다.
커튼콜 때 다른 유명한 주역들보다 가장 많은 환호와 박수를 받는 모습을 보니
괜히 내가 뿌듯했다. 앞으로도 많은 활약을 기대하며...
호프만의 두번째 여인 안토니아 역의 안나 네트렙코는
월드스타라는 유명세 대비 솔직히 큰 감동은 없었다. 연기의 원숙미 뭐 그 정도...
호프만의 세번째 여인은 워낙 그냥 무난해서...
호프만의 뮤즈 및 친구 역의 케이트 린제이는 중성적인 그 역할이 잘 어울렸다.
무엇보다도 오랜만에 보는 예쁘고 날씬한 오페라 가수라는 사실에 반갑기도 한...
사실 오페라는 소프라노가 대부분 주역을, 메조 소프라노가 조역을 맡게 되는데
'호프만의 이야기'의 이 역은 출연 분량 및 비중을 보았을 때
오페라의 메조 소프라노가 욕심낼 만한 굉장히 매력적인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
메인 주역인 호프만 역의 조셉 칼레야는 솔직히 아쉬운 점이 많았다.
노래 실력은 좋았으나 이 역할을 소화하기에 약간 미숙해 보였다.
프롤로그, 그리고 각 여인들과의 사랑을 다룬 3개의 막, 에필로그 각각
상징하는 바가 분명히 있고
또 그래서 굉장히 다른 심리변화가 있어야 하며 그 표현이 탁월해야 할 텐데
가장 중요한 그러한 연기가 잘 드러나지 않았고 열심히 하며 애쓰는 모습만이 비쳐졌다.
플라시도 도밍고가 메트에서 이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는 얘기가 있던데 궁금해졌다.
다른 작품도 물론이지만 이 작품의 호프만 역은 정말 연기력이 뛰어난 이가 해야
제대로 이 작품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은 오펜바흐의 자전적 스토리가 반영되어 있다고 하던데
인터미션 때 연출가 인터뷰를 보니
이 작품의 연출에 있어 카프카와 펠리니를 많이 참고했다 한다.
오펜바흐, 카프카, 페데리코 펠리니가
사랑... 정확히는 여자를 탐닉하느라 그의 예술적 능력을 제대로 다 펼치지 못한
그런 공통점이 있다는......
예술가들에게 여성(or 남성)편력은 뮤즈로서의 역할이 분명히 있기에
뭐...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바이다.
그런데 그것이 예술에 긍정적으로 작용되지 못하고 그 예술까지 꺾어버리는 독이 됨은
상대방의 매력이 너무 치명적이어서인가
아님 그 예술가가 영리하지 못하고 심약해서인가......
암튼... 이 '호프만의 이야기'가
주로 오페레타들을 작곡해 온 오펜바흐의 유일한 그랜드 오페라이자
미완성 유작이라 하던데
그럼... 이제 그만 놀고 그만 상처받고 열심히 일하야지 하는 그의 의도가
결국 실현되지 못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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