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MET 오페라 스크린상영작은 드디어 '투란도트'
극 전개도 스피디한 편이고 무대세트 연출도 화려해서
별로 지루할 틈 없이 관람했다.
투란도트 역의 마리아 굴레기나는 명성답게 강렬한 음색과 연기가 돋보였다.
칼리프 역의 마르첼로 조르다니는 10월에 본 '나비부인'의 핑커튼에 이어
다시 보게 된 테너...
핑커튼이 워낙 재수없는 캐릭터여서인지 칼리프 역이 훨씬 매력적으로 잘 어울린다.
3 Tenor를 이을 차세대 주자 중 하나로 손꼽힌다더니
3막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 아리아를 힘차게 잘 소화하는......
링컨센터의 관객들과 함께 나도 박수칠 뻔 했다.
류 역을 비롯한 조역들도 탄탄하고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프로덕션이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그래서 언뜻 들으면 공주가 사랑에 빠져 잠 못 이루는 노래로 오해하기 쉬운데
'Nessun Dorma!'의 원제는 '아무도 잠들지 말라'로,
세 가지 수수께기를 푼 칼리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항하는 투란도트에게
칼리프가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라는 제안을 하고
투란도트는 중국 국민들에게 그 이방인의 이름을 알아내기 전에
아무도 잠들지 말라는 무자비한 명령을 내리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감에 차 있는 칼리프가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다.
나도 특히 좋아하는 아리아 중의 하나인데
로마월드컵 때인가 3 Tenors 콘서트 영상에서 접한 그 노래는 진짜 황홀했다.
특히 이 곡은 파바로티가 정말 최고다.
아리아 음반에 실려있어 자주 듣는 플라시도 도밍고의 이 곡은 좀 서정적인 편인데
파바로티가 부르는 곡은 전율이 흐를 만큼 매우 강렬하다.
이 작품은 푸치니의 유작이자 미완성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계속 비극만 봐 와서인지 이 공연의 밝은 해피엔딩이 의외였다.
거의 비극만을 다루어온 푸치니가 직접 마무리를 했어도
이처럼 해피엔딩으로 마쳤을까 하는 생각도...
작품의 등장시기 탓일 수도 있지만
'투란도트' 역시 '나비부인'처럼
서양의 그릇된 오리엔탈리즘과 제국주의적 시각이 오롯이 담겨 있다.
두 작품 다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 안타깝긴 하지만 불편함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니...
장예모는 이 작품을 어떻게 연출했을까...
동서양의 합일로 승화시켰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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