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monologue

일상으로의 복귀...

spring_river 2004. 6. 14. 15:03


다시
...
드디어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

엊그제

그러니까 지난주 토요일에
3
주간의 병원 생활을 빠이빠이하고 퇴원했습니다.

1
주 전에 찍었던 CT 결과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예상만큼은 아니었습니다
.
진하게 단단히 뭉쳐 있던
이 다행히 많이 풀려서
그 색깔이 많이 연해지긴 했는데

부위 자체가 원래 좀 커서인지 크기는 별로 줄어들지 않았었죠.
그런데 1주를 더 기다려 금요일에 찍은 CT 결과는 더욱 좋았어요
.
색깔도 더 많이 연해지고

크기도 절반 이상으로 많이 줄어들었고
...
그래서 토요일날 퇴원을 했습니다
.
담당 의사 말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병원에 오라고 하대요
.
얘가 지금 먹고 있는 약이 있는데

혹시 경기를 일으킬 우려가 있어서 항경련제를 먹고 있어요.
근데 그걸 1년을 먹어야 한대네요
.
1
년 뒤에 병원에서 최종으로 뇌파 검사를 한 번은 해 봐야 한대요
.
그래서 아무런 이상이 없으면 이제 완벽히 안심해도 된다는 거죠
.
그루가 사고 후 전혀 아무런 징후를 보이는 게 없고

오히려 총기는 더해가는 것 같아
(
병원에서 '산할아버지'를 한 서너번 불러 주었더니
3절이나 되는 가사를 홀라당 다 외워서
혼자 율동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불러요
...)
뭐 그다지 우려는 안 하지만

암튼 어린 애가 약을 1년이나 먹여야 한다니
그건 좀 갑갑할 노릇이긴 하대요
.

아무튼

퇴원을 했습니다
.
이제서야 모든 게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
그동안 첫 1주일은 회사도 안 가고 그냥 병원에서 살았고

그 뒤의 2주일은 빨리 퇴근해서 병원에 있다가
하루는 병원에서 자고 하루는 샤워하러 늦은 밤에 집에 들어가고
그렇게 보냈었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그루는 무지무지 좋아하고 있습니다
.
첫 날은 너무나 흥분을 해서 낮잠도 안 자더군요
.
나 역시 그루만큼 너무 기쁩니다
.
무사히 아무 일 없이 다시 일상으로 이렇게 돌아오게 된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그 동안 많이 걱정을 해 준 친구들 모두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
소식을 듣고 병원을 직접 찾아주기도 하고

계속 전화로 병세를 확인하며 염려해 준 사람들
... 
병원에 있던 첫 날은

회사 우리 팀 애들의 문자메시지들이 쇄도하기도 했었습니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무척 고마웠고
,
몰랐는데... 내가 의외로
人福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고맙습니다
.
모든 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
하느님께도
...
꿋꿋이 병을 이겨 낸 그루에게도
...
그루를 염려하고 위로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