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복귀...
다시...
드디어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엊그제
그러니까 지난주 토요일에
3주간의 병원 생활을 빠이빠이하고 퇴원했습니다.
1주 전에 찍었던 CT 결과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예상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진하게 단단히 뭉쳐 있던 血이 다행히 많이 풀려서
그 색깔이 많이 연해지긴 했는데
부위 자체가 원래 좀 커서인지 크기는 별로 줄어들지 않았었죠.
그런데 1주를 더 기다려 금요일에 찍은 CT 결과는 더욱 좋았어요.
색깔도 더 많이 연해지고
크기도 절반 이상으로 많이 줄어들었고...
그래서 토요일날 퇴원을 했습니다.
담당 의사 말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병원에 오라고 하대요.
얘가 지금 먹고 있는 약이 있는데
혹시 경기를 일으킬 우려가 있어서 항경련제를 먹고 있어요.
근데 그걸 1년을 먹어야 한대네요.
1년 뒤에 병원에서 최종으로 뇌파 검사를 한 번은 해 봐야 한대요.
그래서 아무런 이상이 없으면 이제 완벽히 안심해도 된다는 거죠.
그루가 사고 후 전혀 아무런 징후를 보이는 게 없고
오히려 총기는 더해가는 것 같아
(병원에서 '산할아버지'를 한 서너번 불러 주었더니
그 3절이나 되는 가사를 홀라당 다 외워서
혼자 율동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불러요...)
뭐 그다지 우려는 안 하지만
암튼 어린 애가 약을 1년이나 먹여야 한다니
그건 좀 갑갑할 노릇이긴 하대요.
아무튼
퇴원을 했습니다.
이제서야 모든 게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동안 첫 1주일은 회사도 안 가고 그냥 병원에서 살았고
그 뒤의 2주일은 빨리 퇴근해서 병원에 있다가
하루는 병원에서 자고 하루는 샤워하러 늦은 밤에 집에 들어가고
그렇게 보냈었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그루는 무지무지 좋아하고 있습니다.
첫 날은 너무나 흥분을 해서 낮잠도 안 자더군요.
나 역시 그루만큼 너무 기쁩니다.
무사히 아무 일 없이 다시 일상으로 이렇게 돌아오게 된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그 동안 많이 걱정을 해 준 친구들 모두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소식을 듣고 병원을 직접 찾아주기도 하고
계속 전화로 병세를 확인하며 염려해 준 사람들...
병원에 있던 첫 날은
회사 우리 팀 애들의 문자메시지들이 쇄도하기도 했었습니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무척 고마웠고,
몰랐는데... 내가 의외로 人福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든 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느님께도...
꿋꿋이 병을 이겨 낸 그루에게도...
그루를 염려하고 위로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