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monologue

흥행 성공의 기준?...

spring_river 2006. 7. 14. 15:48


판매부수가 50만부에 이른다는 것은 
상업적으로 볼 때 작가의 차원이 일반 저자들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과 여 양쪽 모두에서 인기가 있어야 가능하고 좌와 우를 막론해야 가능하다.
청년층과 장년층 어느 한쪽에게만 인기가 좋아서도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모든 연령, 모든 성별, 모든 성향을 뛰어넘는 호응을 얻어야 가능한 수치다.
곧 남녀노소 모든 독자들에게 보편적인 즐거움을 준다는 뜻이다.


신문을 보다가 위와 같은 글을 읽게 되었다.
출판계는 흥행성공의 기준이 50만부라는 것을 알았다
.
흥행 성공이라
......
물론 출판계 역시 작가의 유명도 등에 따른 지불댓가가 다를 터이니

일률적으로 단정짓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으나
영화나 공연 시장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당연히 제작비(마케팅비 포함) 규모에 따라 BEP는 판이하게 다르다
.
예전에 영화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
관객 1인당 2700원을 수입 산정 기준으로 잡는다고 하는데

문예진흥기금 폐지되었으니 뭐 얼추 3000원으로 잡는다 치면
제작비가 100억 소요된 영화는 최소한 340만명의 관객 흥행이 있어야
BEP
를 넘기다는 계산이 나온다
.
(
물론 영화의 경우 개봉 이후의 비디오 시장이 있긴 하지만
...)

공연 시장의 경우
...
와이드 릴리즈하는 영화 시장과 다르기 때문에

몇 안 되는 공연장을 놓고 피터지는 경쟁을 뚫고
겨우겨우 단기간 대관하여 공연하는 우리에겐

신문지상에 등장하는 몇 백만 하는 흥행 영화 관객 동원 숫자는 
딴 나라의 일 같고, 닿을 수 없는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다
.
대극장 공연의 경우 10만명 들면 무지 많이 든 셈이고
...
지금 I LOVE YOU의 경우 2년 가까이 거의 매회 매진행렬을 기록하면서

지금까지 쌓인 관객 수가 27만명 조금 넘는다
(
현재 진행 중인 지방 투어가 끝나면 30만명 정도의 기록이 나올 예상이다
)
지난 지난달 충무아트홀 공연 올릴 때에

헤드라인이 '25만 관객의 찬사'였는데
,
명동, 동대문 일대의 가로등 배너 상단에 크게 보이는 그 카피를 보면서

사실 중소형 공연장의 성과로 이례적인 숫자인데
영화 등으로 인해 몇백만 관객이라는 숫자에 익숙해진 일반 사람들이
과연 저 숫자가 대단한 숫자라고 느낄까 하는 우려가 상대적으로 들긴 했다.
가끔 신문지상에 최근 몇 년간의 뮤지컬 관객동원 상위 순위가 거론되긴 하는데

(
물론 상위 순위에 우리 작품들의 상당수가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사실 그게 굉장히 Fair하지 않는 얘기이다
.
각 공연마다 엄연히 공연기간이 다르고 해당 공연장의 Capacity가 다르다
.
예를 들면
,
1500
석짜리 공연장에서 6개월 공연하며 객석점유 80% 기록한 공연과

2000
석짜리 공연장에서 3개월 공연해서 객석점유 99% 기록한 공연을
최종 관객 숫자 크기만으로 단순 비교평가할 수 없다.
그리고 위의 예를 더 깊숙이 파고 들었을 때에

객석 점유 80% 공연은 그 중 유료가 60%이고
객석 점유 98% 공연은 유료가 96%라면?......
그래서... 사실 공연계에서 관객 숫자로 우위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
공연장 조건, 대관 기간, 티켓 가격 등등 여러 조건들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이번 공연의 순수익이 얼마인지가 오히려 실질적이며 객관적인 평가이다.
관객이 많이 들었어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면

그건 애초에 손익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이며
제작비 책정이나 마케팅 비용 관리가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
......
답이 없다... 답이 없다
...
모두가 이를 원하지만

시장은, 그러니까 같은 목표의 경쟁자들은 갈수록 많아져만 가고
지갑을 열 소비자들은 갈수록 까다롭고 변덕스럽고 예측불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