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photo essay

日本 여행 1일차_ KYOTO

spring_river 2024. 6. 20. 18:00



카드실적으로 누적된 항공 마일리지가 꽤 되는데
작년말에 1만마일 넘게 소멸된다는 통지를 받고 좀 아까워서
가까운 제주도나 일본이나 대만을 갔다올까 생각하다가
그루아빠 중간고사기간을 이용해 일본을 가기로 결정하고
일본 중에서도 교토와 오사카를 다녀오기로 하여
그렇게 12월말에 미리 항공 예약을 했었다.
연초부터 지진 소식에 여행지를 바꿔야 하나 고민했었고
그리고 막상 4월이 되고보니
지금 내 상황에서 여행을 가는 게 맞나
가을이나 다른 때로 일정 연기를 할까도 고민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어쨌든 그냥 가기로 최종 결정은 내렸다.

그런데 계속 바쁘기도 하고 마음도 잘 안 잡히고 해서
여행정보 찾고 일정 짜는 걸 뒤늦게야 했다.
파워 J 답지 않은 상태에서 여행길을 떠나자니
다소 불안함이 없지 않았지만
완벽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 짜놨으니 뭐 어찌어찌 되겠지...

내게는 10년만의 일본행이고

그 10년 전인 2005년 도쿄는 출장으로 2박3일 갔다 온 거였으니
일본'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루아빠는 일본행 자체가 처음이고.
가깝기도 하고 엔화도 싸서 
사람들이 일본을 국내 여행처럼 자주 드나들 때에도 
그간 한번도 안 갔었다.
도쿄는 (10년 전 잠깐 보았던 느낌으로는)
그냥 도시여서인지 여행지로서 매력이 잘 안 느껴져서

일본다운 것을 보고 느끼기에 적합한
교토와 인근의 오사카를 가기로 결정하고,

4박5일 여행기간 중 일단 각 도시에서 며칠간을 머물지를 정해야
그에 맞게 숙박을 먼저 예약할 수 있어서 대략 갈 만한 곳들을 찾아보니
교토가 훨씬 매력적이었다. 교토에서만 5일간 머물 수도 있을 만큼...
3일을 교토에서, 2일을 오사카에서 보내기로 하고
교토를 먼저 가는 걸로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지난 4월말 일요일, 아침 일찍 김포에서 비행기에 올랐다.
이륙해서 기내식 주는 거 먹고 나니 바로 착륙한다. 진짜 가깝구나...
대학 교양수업 때 들은 게 전부라 다 잊어버려서
비행기 안에서 히라가나, 가타가나 표를 보며
문자에 대한 기억을 빨리 되새겼다.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가타가나는 이상하게 안 외어져ㅜㅜ
모르겠다, 우리에겐 파파고 앱이 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일본 여행 시작!

이륙 직후 내려다본 서울




1주일전부터 일기예보를 계속 체크했을 때엔
여행기간 5일 중 나흘째 되는 날 비 소식이 있어
미술관 등 실내 일정이 많은 닷새째와
맞바꿔야겠다 그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본에 도착하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다.
여행 첫날부터 이렇게 비오기 있기없기?! 
(결과적으로는 여행기간 5일 중
마지막날만 빼고 4일간 비가 오거나 흐려서
우산을 내내 들고다녔다ㅜㅜ)

간사이공항에 내려 
교토까지 하루카특급열차를 타고가는 동안
일정표를 살펴보며 대거 변경.
주요 명소별로 위치와 이동시간 계산해
기껏 효율적 루트로 짜 놓았더니 다 망가졌다.
어쩔 수 없지, 뭐...
첫날은 교토로 이동하고 호텔 체크인하고나면
오후 중반부터 약 반나절 일정이라 
약간 교토 외곽에 위치한 아라시야마를 가려고 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 비를 맞으며 거기 돌아다니는 건 아닌 듯하여
원래는 3일차에 교토 마지막 일정으로 잡아두었던,
교토의 유일한 실내 일정인 '교세라 미술관'을
그냥 첫날 오후에 가는 걸로 바꿨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하고
시간이 없어 일단 캐리어 던져놓은 채

얼른 미술관 가는 방법 검색하고 바로 길을 나섰다.
처음으로 일본에서 타는 버스 정류장 찾느라 약간 헤맸다.
(제대로 버스 쉘터가 없고 간단한 푯말 형태만 있는 곳이 많아
유심히 찾아봐야ㅜㅜ)

일본은 서양과 달리 확실히 사람들 외양이 비슷하다보니
人적 이질감은 별로 없긴 한데, 언어를 모르다시피하니 쉽지 않네...
그리고 차량 운행방향이 반대라서 늘 체크해야 하는.


여행계획을 세우면서 두 도시의 주요 미술관과 현재 전시를 살펴보니
일본 고유의 미술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소장품 전시보다
때마침 유명 초대전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의도치 않게 일본 미술관에 가서 해외 유명작들을 관람하게 되었다.
교토의 대표적인 미술관 중 하나인 '교세라 미술관'은
90년 역사를 가진, 일본 공립 미술관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클래식한 외관 때문에 건물 자체가 관광명소이기도 한 곳이었다.

드디어 교세라미술관 도착해
'파리 퐁피두센터 큐비즘' 전시 관람~

전시는 무척 좋았다.
낯선 나라에 도착해 약간 신경이 날서 있었는데
그림들을 보니 마음의 평온이 저절로 찾아졌다.
일본은 전시관람티켓은 약간 비싼 대신
MD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저렴하고 퀄리티가 좋았다.
액자용 그림이랑 기념품들까지 거의 10만원 쓰고 온^^

 

 

 

 


총 14개 섹션 중 가장 좋았던 7번째 섹션
'Simultanism and Orphism : Robert and Sonia Delaunay'_
이전에 몰랐던 들로네 부부 화가의 작품들이었는데 제일 오래 머무르며 관람했다.
색채 입체주의라 할 수 있는 이들의 작품들은
입체파의 파편적 요소, 미래파의 동적 요소, 그리고 화려한 색채감이 아름다웠다.

 

The City of Paris_ Robert Delaunay

 

The Bal Bullier_ Sonia Delaunay

 

Circular Forms, Sun no 2_ Robert Delaunay


여기는 샤갈의 방~

 

To Russia, Donkeys, and Others_ Marc Chagall

 

The Wedding_ Marc Chagall

 


내가 남다른 상황이어서인지 몰라도
보는 순간, 이상하게 왠지 마음의 위로가 되었던 작품.
성모님같은, 엄마같은 느낌이었을까...
(근데 나중에 찾아보니 샤갈이 부인을 그린 거라고 하네.)
지금도 회사 사무실 책상 위 한쪽에 이 그림의 엽서가 놓여 있음~


Bella with White Collar_ Marc Chagall

 

 

 

Promenade: Venus of the Boulevard_ Mikhail Larionov

 

The Baronnes of Oettingen_ Leopold Survage

 

 

 

 


미술관 다른 편에서는 일본 출신의 세계적 아티스트라고 하는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로비에 설치된 그의 작품들 잠시 구경~

 

 

 

 

 

 

 

 

 

 

미술관 앞 도로에 있던 거대 도리이

 

미술관 옆 천변


미술관 문 닫기 전까지 서둘러 전시를 관람하느라
6시 다 되도록 그때까지 점심도 못먹고 너무 배고픈 상태여서

호텔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뭔가 상업시설들이랑 식당들이 많아보여 중간에 내렸더니
거기가 마침 원래 한번 들러 보려고 했던 기온 거리였고
조금 더 걸어가니 폰토초 골목이 나왔다.
'폰토초' 골목 자체는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가 있긴 한데
메뉴가 별로 다양하지 않고 가격대는 엄청 비싼ㅜㅜ
일본에서의 첫 끼라 괜찮은 곳 찾느라 우산쓰고 1시간 돌아다니다가
그냥 처음에 봤던 돈까스집 가서 술 한잔 하며 식사.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다가 녹차 아이스크림 가게 발견하고 디저트 타임~


일본여행 계획 세울 때 호텔들을 검색하면서
어차피 밤늦게 들어와 아침일찍 나가느라 잠만 자는 용도이기 때문에
그냥 시설 깨끗하고 대중교통 편리한 걸 포인트로 결정했는데,
교토 숙소로 정한 Keio Prelia Hotel Kyoto Karasuma Gojo, 만족스러웠다. 
방 크기에 대해선 극악하기로 유명한 일본 호텔들 대비해 방도 별로 안 좁고
무료 이용 목욕탕도 있어 피로도 풀 수 있고 가성비 짱이었다.
내일은 가장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날이다, 일찍 쉬자~